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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기업 전속계약 금지해야

[배소라 칼럼] 갑을 관계 문제가 아니다!

입력 2013-05-24 14:51 | 수정 2013-06-11 16:02

 

최근 남양유업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퍼부은 사건으로 시작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파업, 배상면주가 대리점주와 편의점 CU 가맹점주 자살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갑의 횡포][을의 반란]이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우연의 일치일까?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도 [슈퍼 을] 미스김(김혜수)이 등장해
세상 모든 [을]의 아픔을 대변해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갑자기 드러난 유통업계의 본사와 대리점 간 밀어내기를,
단순히 [을의 반란]으로만 봐서는 안된다.

그 속에는 제조업체가 제품 생산 뿐 아니라 유통망까지 구축하고 있는
한국의 유통구조 문제가 숨어있다.

 

보통 대리점들은 유제품과 음료 등 유통기한이 짧고 냉장보관이 필요한 제품을 취급한다.
대개 특정한 업체의 제품만 취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자영업자다.

 

대리점들은 한때 지역 상권을 꽉 쥐고
제조업체에 갑(甲)지위를 누리기도 했지만,
90년대 말부터 대형마트와 편의점, 기업형 슈퍼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대리점이 전체 유통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엔 70%이상이었지만 요즘엔 절반 이하다."

- 한 음료업체 관계자


[밀어내기]란 본사에서 신제품이나 기획 상품, 재고가 많은 제품 등을 대리점에 떠넘기는 관행이다.
업체들이 영업사원에게 지나친 실적 압박을 주기 때문에
영업사원들은 대리점에서 주문한 양보다 2~3배 많은 양의 제품을 출고시키거나,
애초에 주문하지 않은 제품도 내보낸다.

이러한 악순환은 경기 불황과 과도한 경쟁, 짧은 유통기간 등이 맞물리면서 더욱 심해졌다.

이는 국내 식품시장 규모가 제자리걸음 중인 탓도 있다.
2009년 43조원 규모였지만 2010년 36조원으로 줄었고,
2011년, 2012년에도 2009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항상 실적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실적 회의를 통해 부진한 영업사원은 폭언과 함께 공개적으로 지적을 받는다.
실적이 부진해 직접 대형 마트에서 사비로 제품을 구입한 적도 있다."

- 한 식품업체 영업사원



"판촉활동과 유통마진에만 몰두하는 현재의 영업행태가 지속되는
불공정거래는 만연할 수 밖에 없다."

- 다른 식품업체 영원사원


"과거에는 밀어내기 관행이 많았지만,
최근엔 대리점주 간 가격과 물량 정보 공유가 활발하기 때문에
강압적인 방법으로 밀어내기를 하기 힘들다."

- 식품업계 관계자


유통업계 전반에 밀어내기 행태가 만연해 있지만,
기업들은 홍보 차원에서 제품 공급을 늘린 것 뿐이라고 잡아떼고 있다.

이에 정부도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겠다고 나섰지만
대리점주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할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경기변화, 시장의 수요, 물류 체계, 유통기간 등을
고려한 유통구조의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전속계약에 의한 유통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대리점과 기업간의 전속거래가 금지돼야 밀어내기 판매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

-이승창 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배소라 기자 bsrgod78@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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