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억원 포기'…이젠 가족을 위해 살 때
  • ▲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피터 오펜하이머 선임부사장(SVP)의 모습. 그는 4일(현지시간) '430억원 주식 대박'을 사양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비행기 조종사 면허 취득 등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겠다며 만 51세에 은퇴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 피터 오펜하이머 선임부사장(SVP)의 모습. 그는 4일(현지시간) '430억원 주식 대박'을 사양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비행기 조종사 면허 취득 등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겠다며 만 51세에 은퇴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애플을 세계 시가총액 1위의 기업으로 키운 ‘일등공신’ 피터 오펜하이머가 은퇴한다. 애플은 4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오펜하이머가 오는 9월 말 은퇴한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51)은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지난 1996년에 입사해 2004년에 CFO에 임명 됐다. 입사 당시 일개 컴퓨터기업에 불과했던 애플이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기기들을 연달아 히트 시키면서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 하기까지 동고동락을 같이 해 온 인물이다. 


    그가 갑자기 은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업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그가 2016년 3월까지 재직할 경우 애플주식 7만 5000주를 받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시가로는 4000만 달러. 한화로 약 430억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오펜하이머가 거액을 마다하고 ‘자유인’을 선언하게 된 배경에는 그가 은퇴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원이 보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그는 9월말 퇴임 하더라도 애플과의 계약에 따라 주식 10만주(5300만 달러·한화 570억원)을 받을 수 있고, 지난 3일 골드만삭스 사외이사로도 임명됐다.

    세계 IT 트랜드를 선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오펜하이머는 ‘이웃집 아저씨’를 연상케 하는 푸근한 외모의 소유자다. 평소 가족들에게도 헌신적인 가장으로 알려진 그는 “이제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가질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인생 제 2막’을 준비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생존이 난무하는 비즈니스의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나서는 모험을 감행한 것이다.


    오펜하이머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조차도 “평소 의지할 수 있는 진실한 친구”라고 추켜세울 만큼 유능한 인물이다. ‘워커홀릭’인 그는 애플 입사 후 정상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가 애플 입사 후 매출액은 10년 간 80억달러에서 1710억달러로 급증했고 쓰러져가던 애플이 세계적 IT기업으로 발돋움 하도록 반석을 마련한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다.

     

    그는 “은퇴 후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오랫동안 따지 못했던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