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L-SAM·천궁II 등 통합방공망 확장 가능성KF-21 첫 수출 기대감 … 작년 UAE 대표단 사천 시범비행한화에어로 K9·천무·AI 방공 협력, 현대로템 K2도 후보군
  • ▲ 천궁II  ⓒLIG넥스원
    ▲ 천궁II ⓒLIG넥스원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35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방산 협력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체계가 협상 테이블에 올랐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합의는 개별 계약이 아닌 방산 전반을 포괄하는 ‘프레임워크 MOU(양해각서)’ 성격으로, 방공·공군·해군 전력 전반을 포괄하는 협력 틀을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 통합 방공망 절실한 UAE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야는 통합 방공망이다. UAE는 2022년 한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KM-SAM II)’를 35억달러 규모로 도입한 바 있다. 국내 단일 무기 수출로는 최대 규모였다. 천궁은 LIG넥스원이 체계종합을 맡고 있으나 발사대, 레이다, 교전통제소를 기본 3대 축으로 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에도 매출이 배분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기존 천궁II 운용 경험을 토대로 상위 체계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을 점친다. 이 경우 요격미사일뿐 아니라 레이더, 지휘통제(C2), 발사대, 유지·보수(MRO)까지 포함한 통합 방공 패키지로 사업 규모가 커질 수 있다. 

    LIG넥스원은 UAE 방산업체 칼리두스와 합작투자(JV)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을 전제로 한 협력 모델이 구체화될 경우, 단순 수출을 넘어 장기적 산업 협력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항공전력 분야에서는 한국형 전투기 KF-21이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5월 UAE 공군 및 방산 관계자 대표단이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KAI) 본사를 방문해 KF-21 시제기에 탑승, 시험비행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첫 우리 공군에 인도를 앞둔 KF-21이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받는 가운데 UAE는 앞으로 KF-21 성능개량 모델 개발에도 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F-21을 UAE 요구에 맞춘 전용 형상으로 현지생각 하는 방향이다. 

    만일 KF-21 수출이 성사될 경우 첫 해외 수출 사례가 될 전망이다. UAE는 현재 항공무기체계 대부분이 노후화돼 대규모 교체를 앞두고 있다.  
  • ▲ 지난해 4월 알사흐란 알누아이미 UAE AWC(Airforce Warfare Center) 사령관 일행이 KAI 경남 사천 본사를 방문해 KF-21을 비행했다. ⓒKAI
    ▲ 지난해 4월 알사흐란 알누아이미 UAE AWC(Airforce Warfare Center) 사령관 일행이 KAI 경남 사천 본사를 방문해 KF-21을 비행했다. ⓒKAI
    ◆ 합작법인·기술이전·MRO '패키지' 논의할 듯

    지상전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가 후보군으로 꼽힌다. 포병 체계와 탄약, 정비를 묶는 방식의 패키지 계약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대로템의 K2 전차 역시 사막 환경 운용 성능을 앞세워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UAE 국영 방산기업 EDGE와 방산·AI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하고, 스마트 레이더와 자율주행 무인지상차량(UGV)에 적용할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 한화시스템은 최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월드디펜스쇼(WDS)에서 저고도 위협 대응 다목적레이다(MMR)를 선보이며 중동 맞춤형 방공 솔루션을 강조했다.

    방산업계에서는 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한화 방산 3사가 다층 방공망 업그레이드와 통합 방공 MRO 센터 구축까지 포함한 패키지 협력 방안을 UAE와 논의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 분야에서는 한화오션의 고속상륙정과 잠수함, 기지 구축 패키지를 결합한 사업 모델이 거론된다. 함정 플랫폼과 전투체계, 장기 군수지원을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방식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에어로는 지대공 체계와 레이더·지휘통제 시스템을 중심으로 UAE의 중장기 전력사업에 맞춘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포병·탄약 등 주변 체계까지 연계한 '토탈 패키지' 모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UAE는 단순 무기 구매보다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 장기 MRO 체계를 포함한 자립형 방산 모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350억달러 협력도 개별 품목 계약이 아니라 금융지원을 포함해 방공·항공·지상·해상을 묶은 패키지 구조 속에서 조건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