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일당 5억원의 ‘황제 노역’ 문제가 연일 언론 매체의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일당 5억원 판결 이후 ‘고무줄 판결’에 대한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인들 같으면 하루 노역 5만원이 고작이지만, 이재현 CJ 회장의 경우 벌금 260억원을 환산한 환형유치금은 일당 1억원(2014년 1심), 손길승 SK그룹 명예회장은 1억원(1004년 1심), 권혁 시도그룹 회장은 3억원(1013년 1심), 이중근 부영 회장은 1,500만원(1014년 1심)이었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1,000만원(2006년 확정)이었다.

     

    또 올초 확정된 김승연 한화 회장은 500만원, 2009년 확정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억1,000만원이었다. 그야말로 재판부에 따라 ‘엿가락 재판’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만큼 편차가 심한 상황이다.

     

    다행히 대법원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노역제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국민들은 조속히 새로운 기준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사회와 격리되고 자유가 없는 ‘감옥’은 누구나 가기 싫어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감옥 수준은 어떨까?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교도소의 시설과 죄수들의 처우가 세계적으로 평균 이상 수준은 된다는게 법무 당국의 설명이다.

     

    외국의 경우 감옥이지만 오래 전부터 빼어난 경관의 명소에 자리해 지금은 아예 관광지로 바뀐 경우도 많다. 또 최근에는 감옥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재소자의 인권을 최대한 고려한 시설들이 적지 않다.

     

  • ▲ 덴마크 크론보르크성ⓒ
    ▲ 덴마크 크론보르크성ⓒ

    덴마크에는 크론보르크성(Kronborg Castle)이 있다. 크론보르크성은 16세기 프레데릭 2세가 건설한 궁성으로 1629년 화재가 일어나 불타버린 것을 1639년 크리스티안 4세가 재건한 것이다. 그 후 1658년 스웨덴의 침입이 있은 뒤 성루를 설치해 유럽에서 제일 강한 요새가 됐으며, 1739년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노예감옥으로 사용됐다.

     

    1601년에 셰익스피어가 이 성을 무대로 햄릿을 썼기 때문에 이 성을 일명 햄릿성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성 입구 벽면에는 섹스피어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고 지금도 해마다 9월이면 이 성에서 햄릿을 공연하고 있다.

     

    한 공간이 궁에서 요새로, 감옥으로, 이제는 관광 명소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 ▲ 미국 알카트라스ⓒ
    ▲ 미국 알카트라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알카트라스(Alcatraz) 역시 영화 ‘더 록(The Rock)'으로 유명한 감옥이었으나, 1963년 폐쇄된 이후 관광 명소로 인기가 높다.

     

    볼리비아의 산 페드로 감옥에는 경비원도, 죄수복도 없다. 심지어 레스토랑과 미용실도 있다. 공간만 격리돼 있는 셈이다. 다만 감옥 안에서 직접 돈을 벌어 의식주를 각자 해결해야 한다.

     

    오스트리아 저스티젠트룸은 주로 절도범이 수감되지만, 마치 대도시의 화려한 빌딩으로 보인다.

     

    필리핀 세부 형무소는 '춤추는 감옥'으로 유명하다. 이 곳의 수감자들은 모두 아침마다 운동으로 춤을 춘다. 어떤 때는 춤을 추는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와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 ▲ 스페인 아렌주에즈 형무소ⓒ
    ▲ 스페인 아렌주에즈 형무소ⓒ

    스페인의 아렌주에즈 형무소는 가족도 들어갈 수 있는 형무소이다. 부부 모두가 범죄자인 경우 이곳에 수감된다.

     

    이밖에도 세계적으로 뛰어난 경관에 좋은 시설을 갖춘 감옥은 적지 않다. 그러나 어떤 감옥이라도,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아무리 좋은 음식을 준다 해도 사회와 격리돼 있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한 인기가 있을 리는 없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유’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박정규 뉴데일리경제 대표 skyjk@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