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로봇 전략·기술·사업화 기능 결집현대차, 연구·양산·수요처 수직 계열화2028년 공장에 로봇 2만5000대 투입 목표제조업 노동구조, 임금체계도 대변혁 임박현대차 완전월급제 도입·조선은 인력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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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의 로봇사업이 연구개발과 지분투자를 넘어 양산과 현장 투입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분산된 조직을 재편하며 기술을 실제 제품과 생산성으로 연결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이 실제 생산인력으로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조직과 생산방식은 물론 채용·임금·노사관계까지 일대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로봇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관련 기능을 재편하며 양산과 현장 적용을 위한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삼성전자는 전날 대표이사 직속으로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로봇 중장기 전략과 핵심 기술 개발, 사업화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 캠퍼스를 거점으로 인력과 연구시설을 모으고 구미에는 실제 제조현장에서 로봇의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한다.앞서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35%까지 확대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시킨 바 있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로봇 전략을 담당했던 이동건 부사장을 영입해 로보틱스전략팀장에 선임하는 등 전담조직과 생산·데이터 기반을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LG전자도 지난 1일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출범시켰다. 사업개발과 영업, 공급망관리, 생산·운영 기능을 한데 묶었다. 가정용 로봇은 로보틱스사업센터, 산업용 로봇은 로보스타, 상업용 로봇은 베어로보틱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나아가 양재 연구개발 캠퍼스에는 연내 대규모 로봇 데이터팩토리를 조성해 로봇의 행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60년 이상 축적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도 직접 생산해 외부 판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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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냉장고를 들고 있다.ⓒ현대차그룹
◆연구부터 양산·공장 투입까지 ‘수직계열화’
현대차그룹은 연구와 양산, 현장 투입을 연결하는 실행조직까지 갖추며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내부 로봇 연구조직인 로보틱스랩을 기존 연구개발본부에서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첨단차플랫폼(AVP)본부 산하로 이관했다. 현재는 엔비디아 출신인 박민우 AVP본부장이 로보틱스랩장을 겸임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모베드와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 서비스 로봇 달이 등을 개발한다.제조솔루션본부에는 공장 내 로봇 적용 전략과 자동화 체계 구축을 총괄하는 ‘로봇제조솔루션전략팀’을 신설했다. 기존 제조역량강화추진팀과 부품경쟁력강화팀도 각각 로봇제조기술팀과 로봇부품제조기술팀으로 바꿨다. 이와 함께 로봇 부품 공급망과 원가 경쟁력을 담당하는 ‘로보틱스부품구매실’과 소프트웨어정의공장(SDF) 구축을 지휘할 전담 보직도 만들었다.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사족보행 로봇 스팟, 물류 로봇 스트레치를 맡는다. 자체 연구조직과 전문 로봇기업,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부품 계열사,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주요 완성차 생산공장 13곳이라는 대규모 수요처를 모두 확보한 셈이다.현대차그룹은 최근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약 10%를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1억달러를 투자해 로봇 생산과 AI 연구, 교육 기능을 갖춘 약 3만㎡ 규모의 센터도 조성한다.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현대차·기아 생산현장에 아틀라스를 포함한 로봇 2만5000대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아틀라스는 2028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을 작업 순서에 맞춰 정리하는 서열 작업에 먼저 투입되고, 2030년부터 부품 조립으로 담당 공정이 확대된다. -
- ▲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옥포조선소.ⓒ뉴시스
◆공장 들어온 로봇, 임금체계 바꾸고 인력난 메운다이와 같은 로봇의 대규모 현장 투입은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 문제로 번지면서 노동 갈등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일 기존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미래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함께 연구·논의하기로 했다. 노조가 제시한 완전월급제도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다.재계 관계자는 "노사가 사실상 시급제를 폐지하고 완전월급제를 도입하는 데에는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완전월급제 도입은 노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로봇 도입이 대세인 상황에서 노조는 완전월급제를 통해 확정적인 보수를 보장받을 수 있고, 사측은 로봇 투입의 장애물인 노조의 반대를 넘어설 수 있다.현대차 기술직은 2012년부터 월급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기본급과 각종 수당 가운데 상당 부분이 근로시간과 연동돼 있다. 다만 아틀라스가 야간·연장근로를 대신하면 근로시간 감소로 실질소득이 줄어들 수 있어 고정급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게 노조의 요구다.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현재 노조에 가입한 현대차 기술직 근로자 약 2만4500명 가운데 올해부터 2032년까지 9525명이 정년퇴직할 예정이다. 현재 기술직 조합원의 약 39%가 7년 안에 생산현장을 떠나는 셈이다. 정년퇴직자의 빈자리를 신규채용으로 모두 채우지 않고 로봇으로 보완할 경우 자연감소를 통해 생산인력을 재편할 수 있다.반면 조선업계에서는 로봇이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조선업 종사자는 2014년 20만3441명에서 2024년 12만5636명으로 10년 동안 38.2% 감소했다. 2025년 하반기 조선업 미충원율도 14.4%로 전체 산업 평균인 8.4%보다 6%포인트 높았다.이에 한화오션은 엔씨AI와 함께 로봇이 용접 지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작업 조건을 조절하는 자율용접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실제 한화오션 생산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상선과 특수선 용접 공정에 적용한다. 삼성중공업은 약 260억원 규모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소형 부품과 블록의 운반·보관을 자동화하는 무인운반로봇과 디지털트윈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