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8% 눈앞·보금자리론 5% … 실수요자 대출비용 급등5대 은행 목표치 초과, 주택구입 대출 하루 25% 급감영국은 금리·캐나다는 심사 규제 … 한국은 총량규제까지 '삼중 잠금'자영업 대출 1095조·연체액 22조 … 신용수축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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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 총량규제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8%를 위협하고, 정책모기지인 보금자리론도 5%를 넘어섰다. 은행 대출과 정책금융이 동시에 실수요자의 버팀목 역할을 잃어가면서 금융권에서는 신용 접근성이 빠르게 위축되는 한국판 신용수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649조 661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 6912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증가 목표 약 4조 3400억원을 이미 넘어섰고, 5곳 중 3곳은 증가액이 목표치의 150% 안팎에 이르렀다.

    주택구입 자금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5대 은행의 주택구입 목적 신규 주담대는 2조 7855억원으로 하루 평균 1857억원에 그쳤다. 지난달보다 25% 줄었고 대출 승인액도 15% 감소했다. 은행들이 모집인 접수와 모기지보험 이용을 제한하며 하반기 취급량을 조절한 영향이다.

    ◆ 총량 소진에 주담대부터 조였다 … 신규 취급 25% 급감

    대출 공급이 줄어드는 사이 이자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7~7.49%로 지난해 말보다 하단은 1.26%포인트, 상단은 0.84%포인트 올랐다.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0.92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인상하면서 시장금리가 추가로 오를 경우 일부 차주의 적용금리가 연 8%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 8000억원 늘어난다.

    대출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신용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5일 기준 110조 468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 376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7608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총량규제로 주택구입 목적 대출은 억제되는 반면 생활자금과 투자 수요가 신용대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여신 관계자는 "연간 목표를 이미 소진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다른 은행의 대출 수요가 곧바로 넘어온다"며 "남은 기간에는 우대금리 경쟁보다 신규 취급량 관리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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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캐나다는 고위험 대출 조절 … 한국은 '묻지마 총량관리'

    영국과 캐나다도 고금리와 대출심사 강화에 따른 신용 위축을 경험했다. 영국 기준금리는 2021년 말 0.10%에서 2023년 여름 5.25%까지 올랐고, 담보인정비율 75%인 5년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는 2022년 말 5.05%까지 뛰었다. 영국 통계청은 평균적인 반단독주택을 같은 조건으로 구매할 경우 월 상환액이 저금리 때보다 최대 61%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로 대출을 갱신한 영국 가구의 비주거 소비가 평균 2.5% 감소했다는 영란은행 분석도 나왔다. 주택가격 조정보다 가계의 소비 여력이 먼저 약해진 셈이다.

    캐나다는 실제 계약금리보다 2%포인트 높은 금리와 5.25% 가운데 더 높은 수준을 적용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운용했다. 계약금리가 5%라면 차주는 7%의 이자까지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캐나다중앙은행은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보유자의 평균 소비가 2024년 4월 기준 2.8%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은 여기에 금융회사별 총량규제까지 추가됐다. 영국은 금리와 만기 갱신, 캐나다는 금리와 상환능력 심사가 중심이었다면 국내에서는 은행의 공급량 자체가 제한된다. 신규 차주는 대출 실행 단계부터, 기존 차주는 상환 과정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다.

    ◆ 보금자리론마저 5% … 취약차주 연체로 번지는 압박

    정책금융도 완충 기능이 약해졌다. 아낌e보금자리론은 10년 만기 4.90%를 제외한 전 구간이 5%를 웃돈다. 30년 만기는 5.10%, 50년은 5.20%로 2022년 12월 이후 3년7개월 만에 다시 5%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이후 보금자리론 금리는 1.2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 신규 고정형 주담대 평균금리 상승 폭 0.22%포인트의 5배를 넘는다. 30년 만기로 3억원을 빌리면 월 원리금은 금리 3.85%일 때보다 약 22만원, 총이자는 약 8000만원 늘어난다.

    신용 압박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95조 5000억원, 연체액은 22조 3000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0%, 개인사업자는 0.78%까지 올랐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취약차주 부담에 대해 "재정·금융정책으로 덜어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준금리로 물가와 금융안정을 관리하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별도 정책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융권에서는 대출 접근성 위축과 연체율 상승이 은행의 심사 강화를 다시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총량과 시장금리, 정책금융의 세 통로가 동시에 좁아지면 가계와 자영업자의 소비와 투자부터 위축될 수 있다"며 "연체율이 은행권 위험관리 강화로 이어지는지가 한국판 신용수축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