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포스코 등 제조업 부문 여직원 비율 최하위
경영에 직접 관여 여성임원 '전무'
여성대표사업체 수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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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이 대기업에서 별을 달 확률이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 보다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남녀 직원의 비율이 요지부동인 가운데 10대 그룹에서 여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1430명 중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임원 중 대주주 일가를 제외하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등기임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더불어 남성 대표 사업체 대비 여성 대표 사업체의 비율도 6년 이상 별다른 변화가 없어 유리천장 타파와 여성 인력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무색해졌다.

     

  • ▲ ⓒ자료제공: COE스코어데일리
    ▲ ⓒ자료제공: COE스코어데일리


    ◆제조업 부문 여직원 비율 최하위 석권

    16일 지난해 매출액 상위 20개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성별 직원현황 자료를 파악할 수 있는 19개사(대우조선해양 제외)의 지난해 말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은 평균 16.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신규 선임된 여성임원은 41명으로 조사됐고 이 중 18명(44%)이 삼성전자 소속으로 나타났다.

    철강과 완성차업체 큰 형님격인 기아자동차(2.7%), 현대자동차(4.3%), 포스코(4.4%)의 여직원 비율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나마 포스코가 지난 2003년 대비 남직원이 10.6% 감소한 반면 여직원이 155.9% 증가했다.

    또 삼성전자는 4.1%p, 대우인터내셔널 3.8%p. LG디스플레이2.2%p 등도 여직원 비율이 10년 새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 여성임원수 1위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93개 상장사의 3월말 기준 남녀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여성 임원은 94명으로 전체 여직원 수(13만912명)의 0.07%에 불과했다.

    이는 1만명 중 7명꼴로 임원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로 2012년 0.06%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 그룹들이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여성임원 수를 20% 가량 늘렸음에도 두꺼운 유리천장의 벽은 여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서도 삼성그룹은 여성 임원 수 1위를 차지했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을 비롯해 심수옥·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김유미 삼성SDI 전무, 이인재 삼성카드 전무, 김봉옥 제일모직 전무 등 50명이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LG그룹으로 이정애 LG생활건강 전무, 류혜정 LG전자 상무, 조혜성 LG화학 상무 등 11명이었다. 3위는 SK로 김명희·박찬희·허선영 SK텔레콤 본부장, 강선희 SK이노베이션 본부장 등 10명이었다. 이어 4~6위는 한진(8명), 롯데(6명), 한화(5명) 순이었다. 중후장대형 업종 그룹들은 여성 임원 수가 특히 적었다. 현대차는 최명화 상무, 포스코는 유선희 상무가 그룹 상장사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이었다. 다만 두 그룹의 비상장사에는 각각 4명씩의 여성임원이 재직 중이다. LG와 한화도 LG CNS·더페이스샵, 한화갤러리아 등 비상장사에 3명의 여성임원이 있고, SK와 롯데는 2명, GS는 GS칼텍스에 1명이 있다.

  • ▲ ⓒ자료제공: 한국여성경제인협회
    ▲ ⓒ자료제공: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여성 대표 사업체 수도 요지부동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남녀 대표 전체 사업체 수는 335만4320개로 이중 여성 대표 사업체 수는 120만6148개(38.9%)로 남성 대표 사업체 수 204만8172개(61.1%) 보다 현저히 적었다. 특히 이 같은 비율이 지난 2008년 부터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 여직원, 여성 임원에 이어 여성 대표 사업체를 꾸리는 것도 유리천장이 적용됨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장은영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연구원은 과거처럼 여성들이 단순히 사회적으로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는 다는 것으로 접근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제조업 분야는 여성 스스로도 관련 업무에 대한 성향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산업 특성상 남성 위주의 문화가 결혼,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이어질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모든 산업에 여자들의 진출을 남성과 동등하게 꾀하는 것도 좋지만 보건과 교육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군을 새로이 창출하고 개발해 여성의 사회진출을 원할케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