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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의 자산건전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제외해도 나머지 그룹들의 부채비율 감소폭이 18.1%포인트로 대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이 삼성과 현대차로 인한 착시효과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업체인 CEO스코어는 지난 10년간 30대 그룹의 금융사를 제외한 전 계열사의 부채비율이 2004년 103.1%에서 2013년 83.3%로 19.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0년새 이들 그룹의 부채총액은 250조5000억원에서 627조9000억원으로 150% 늘었지만 자본총액이 243조원에서 754조원으로 210%나 증가했다. 이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하위 20개 그룹의 자구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의 부채비율 하락폭은 24.7%포인트로 10대 그룹(17.3%포인트)을 앞섰다.
10년간 부채비율이 개선된 곳은 17개, 악화된 곳은 13개사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개선 폭이 가장 큰 그룹은 재계순위 28위의 부영, 2004년 1156%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24.2%로 무려 1032%포인트나 낮췄다. 부영은 2000년대 초중반 임대주택 사업을 주도하며 2400억원에 불과하던 순자산을 7조원으로 30배나 늘렸다. 같은 기간 부채는 2조8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으로 3배가량 느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34.4%에서 112.6%로 부채비율을 121.8%포인트 낮춰 2위를 기록했다. 코오롱그룹이 248%에서 155.3%로 92.7%포인트 떨어뜨리며 화학섬유의 전통 제조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화학소재 중심으로 체질을 바꿨다.
미래에셋그룹은 107.5%에서 51.1%, 현대백화점그룹은 87.7%에서 36.9%로 각각 56.4%포인트, 50.9%포인트 낮아지며 뒤를 이었다.
SK(137.2%→86.8%, -50.4%포인트), 두산(175.7%→128.7%, -47%포인트), 영풍(69.6%→23.5%, -46%포인트), KT(163.3%→121.4%, -41.9%포인트), 현대차(103.4%→65.7%, -37.7%포인트)그룹이 부채비율 감소 '톱 10'을 차지했다.
반면 물류업과 중후장대형 업종의 부채비율은 크게 악화됐다.
실제로 현대(298.2%→540.5%, 242.3%포인트)와 한진(217.2%→452.3%, 235.1%포인트) 등 물류업 중심 그룹은 부채비율이 20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대우건설그룹(153%→278%), 동부그룹(163%→269%)도 100%포인트 이상 높아졌고 효성그룹(148%→221%), 금호아시아나그룹(201%→273%), 대우조선해양그룹(204%→255%) 등 중후장대형 업종의 그룹들도 5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23.5%의 영풍그룹으로 순자산 8조원에 부채는 1조9천억원에 불과했고 현대백화점(36.9%)과 삼성그룹(43%)이 50% 이하의 높은 건전성을 보였다.
미래에셋, 포스코, 현대차, 롯데, SK, CJ, 신세계, LG 등도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