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CEO들 상여금 비중 높아 경영성과만 목매
월급쟁이 출신 '연봉 킹' 권오현 부회장 배당금 4300만원 정몽구 회장과 1000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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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줄 연봉'으로 경영 성과에 매달릴수 밖에 없는 월급쟁이 CEO들의 비애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연봉킹' 월급쟁이 CEO의 배당금과 오너의 배당금 차이는 무려 2500배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쟁이 출신 CEO 중 '연봉 킹'에 오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수령한 연봉이 67억7300만원에 이르지만 이중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해 상여금 비중 30%보다 낮았다. 

    재계관계자들은 "상여금 비중이 높다는 것은 부서별 목표 달성 여부나 기업실적 등이 좋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연봉이 대폭삭감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월급쟁이 CEO들이 성과를 재촉하고 실적에 목맬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고무줄 연봉'은 월급쟁이 출신 전문경영인(CEO)들 대부분에 적용됐다.

    반면 재벌그룹 오너들은 업무 성과와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급여만으로 지난해 고액 연봉을 손에 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같이 '고무줄 연봉' 걱정없이 100% 급여만으로 고액 연봉을 수령한 대기업집단 오너와 급여비중이 90%가 넘는 오너가 수두룩한 것으로 드러났다.

    먼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100% 급여만으로 지난해 140억원을 수령했다. 이는 오롯이 급여명목으로 정 회장이 현대차 56억원, 현대모비스 42억원, 현대제철 42억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여기에 배당금 495억원을 더할 경우 정 회장의 소득은 635억원에 이른다. 월급쟁이 연봉킹 권 부회장의 배당금은 4300만원. 정 회장의 배담금과는 1000배 가량 차이가 난다. 배당금 1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받은 배당금 1079억원과는 무려 2500배에 달한다.

    이외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총 연봉 57억2천만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47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47억5천만원) 등은 전체 보수액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 순수 급여만으로 40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등 계열사로부터 지난해 순수 급여명목으로 17억1100만원을 받았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22억6천300만원),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14억220만원), 구자열 LS 회장(9억5천900만원) 등도 모두 급여만으로 10억원 안팎의 연봉을 손에 쥐었다.

    상여금 비중이 높은 월급쟁이 CEO들은 대부분 등기임원으로서의 성과가 반영된 인센티브가 포함됐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도 지난해 총 보수액 62억1300만원 가운데 상여금 비중이 26%로 15억9천500만원을 차지해 급여 비중19%보다 컸다.

    강유식 LG 부회장은 지난해에 받은 전체 보수액 7억7000만원의 60%가 상여금으로 나타났다. 강 부회장이 받은 상여금은 재무성과와 개인별 연간목표(KI)성과평가에 따른 것이다.

    김준식 포스코 사장(총 연봉 8억1000만원)과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7억원)도 지난해 전체 연봉 가운데 상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