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엔저 때문에 내리진 않겠지만, 예단할 순 없어"시장 전망, "경기둔화로 내릴 듯" vs "아직 지켜봐야" 엇갈려
  • ▲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추가 인하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 NewDaily DB
    ▲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추가 인하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 NewDaily DB

    11월 기준금리가 연 2%로 동결됐다. 사상 최저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낮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1년 넘게 2.5%를 유지하던 기준금리는 지난 8월 2.25%로, 10월 다시 2.0%로 두 차례에 걸쳐 낮아진 바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내려간 만큼, 당분간은 그 효과를 관망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심해지는 엔저 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으로서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계부채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 같은 주장과 관련, "향후 금리정책 방향을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엔화 약세도 한계가 있고 무한정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엔저를 용인할 수 있는 특정 선은 설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엔저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이 총재는 다만, "금리정책은 성장과 물가,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리스크를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금리정책 방향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정책금리를 인상할 때 한은도 바로 기준금리를 올릴지에 대한 질문에도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인가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한은이 다음 달 경기둔화에 대응해 금리를 0.25%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래이먼드 융 ANZ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표제(헤드라인)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3% 하락해 시장 예상보다 하락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제지표를 통해 봤을 때 추가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융 이코노미스트는 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엔저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또 내수와 관련해서는 아직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이 총재가 경제주체들의 경기개선 기대감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KB투자증권은 연내 금리 추가 변경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가 최근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고, 줄어든 내외금리차에 따른 자본이탈 우려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계 부채문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 등에 대한 지속적인 부담감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당분간 통화정책도 그 효과를 지켜보며, 신중한 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