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적은 자사 고려한 발언인 듯
"요금인가제 폐지는 상승 신호탄 될 것"
  •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단통법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5일 LG유플러스 상암사옥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회 자리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일부에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단통법은 자리를 잡아가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만 문제가 좀 있다"고 말했다. 그가 단통법에서 불만을 표한 부분은 이동통신사를 변경해 가입하는 번호이동과 같은 통신사에서 기기만 변경하는 기기변경, 그리고 신규가입에 대한 차별없이 동일하게 단말기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한 구조다. 

이 부회장은 "신규가입의 경우, 고객이 통신사를 바꿀 때 드는 비용이 있는데 그런 것 등은 생각 안하고 동일한 단말기 지원금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가입자 유형 등에 대한 차별 없이 동일한 지원금을 주자는 단통법의 취지와 어긋난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포화된 상태로 더 많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타사 가입자를 뺏어와야 한다. 상대적으로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전체 가입자 수가 적은 LG유플러스로써는 타사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기변경이나 신규가입이 중요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의 이러한 상황을 고려, "(단통법을) 고칠 때가 있다면 검토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이날 통신요금인가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통신요금인가제는 지난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로, 1위 사업자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에 앞서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정부는 이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요금인가제가 마치 요금 인하를 인가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요금을 내리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차지하고 있는 5:3:2 시장구조에 유동성이 없어지면서 시장이 고착화 돼 가고 있다"면서 "시장이 굳어지면 경쟁이 적어지고 발전도 줄어들게 되는데, 과연 도움이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인가제 폐지는 요금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신호 일 것"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올해 번호이동 대란과 영업정지 등으로 힘들었다"면서 "내년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