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기아차 사옥 전경 ⓒ 뉴데일리DB
    ▲ 현대기아차 사옥 전경 ⓒ 뉴데일리DB


    현대차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주주 배당은 되레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그룹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심리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영업익 4년來 최저…주가·코스피 동반 하락

    22일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을 갖고 지난 한 해 동안 7조5499억86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년인 2013년 대비 9.2% 쪼그라든 수준으로, 2010년(5조9185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89조2563억1900만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당초 시장에서 관측했던 2조원대를 넘어서지 못한 1조8756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대비 13.8% 증가한 것이지만, 전년동기대비로는 7.6%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그랜저·쏘나타 등 판매 확대 및 중국 3공장 및 터키공장 증설 효과로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평균 3.4% 하락하고 루블화가 약세를 기록하는 등 환율 쇼크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장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실적을 내놓은 현대차의 주가는 결국 전거래일대비 2.04%(3500원) 내린 16만80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다시 17만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또 현대차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 2위를 차지하는 만큼 곧바로 코스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사흘 간의 상승세가 저지당한 것.

    이날 지수는 유럽 중앙은행(ECB)이 조만간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양적완화(QE)를 시행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상승 출발, 장중 1930선까지 튀어오르는 등 장 내내 오름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실적을 발표한 시점인 오후 들어서는 곧바로 하락반전하면서 전장대비 0.41포인트(0.02%) 내린 1920.82에 장을 마감했다.

    ◇주주배당 54% 대폭 확대…배당총액 8173억

    그러나 현대차는 이러한 실적 악화에도 1주당(보통주 기준) 3000원씩 총 8173억원의 현금배당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5344억원)에 비해 무려 54%나 늘어난 것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으면 배당을 지급할 것"이라며 "이번 배당 증액은 일회성이 아니고 꾸준히 배당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보통주와 종류주의 시가배당률은 1.7%와 2.3%로, 배당성향은 지난해 6.2%에서 11.1%로 오르게 됐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배당성향이 높으면 높을수록 주주들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이와 함께 이 본부장은 현대차의 중간배당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부터는 중간배당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배당을 확대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 평균 수준으로 늘려 고수익성 주주가치 극대화 노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말 4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신흥국發 환율리스크…"올해 전망도 어두워"

    올해 역시 현대차에게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발(發) 환율리스크와 더불어 신차판매 효과가 가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전망도 현재의 업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그나마 소형차 위주의 성장으로 감익이 예상된다"며 "악화된 영업환경을 극복할 우수한 신차들이 절실한 시점이나 최근 신차들이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본부장은 "일부시장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글로벌 경기둔화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또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환율리스크는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신차 판매를 확대하고 전 생산라인의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전체적으로 전년도에 비해 글로벌 수요가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지속적으로 판매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연간 판매대수 목표치로 지난해(496만2000대)보다 1.8% 늘어난 505만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해외 공장 가운데 판매대수가 유일하게 줄어든 인도공장과 터키공장의 판매대수를 각각 3.6%, 5.9% 가량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