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연말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대형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의 비중을 미리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적 주가지수인 MSCI 지수에 이들 종목이 추가로 편입되면, 외국인이 이를 담기 위해 한국 주식의 비중을 줄여야 하므로 국내 증시에는 악재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신흥국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현황을 나라별로 살펴본 결과, 4주 만에 중국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된 반면, 한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외국인이 연말에 MSCI 지수에 포함될 중국 대형주를 담으려고 미리부터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는 오는 11월 말께 MSCI 지수에 새로 편입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들 종목이 편입되면 한국이 신흥국 지수 내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4.7%에서 14.1%로 0.6%포인트 낮아진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은 회사 설립지를 케이만군도 등 해외로 설정하고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다. 이와 같은 중국의 해외상장 종목은 기존 MSCI 기준으로는 지수 편입에 적합하지 않은 종목들로 분류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음에도 MSCI 지수에 포함되지 않아 세계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지난달 MSCI가 이들 기업을 지수에 포함하기로 했다.

     

    현대증권이 최근 외국인의 월별 매매 현황을 분석해 최근 3∼4개월 연속 순매도가 지속됐거나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한 종목들을 살펴본 결과, 알리바바 및 바이두와 같은 정보기술(IT)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상당수였다.

     

    실제로 이달(1∼12일)에 외국인이 순매도한 주요 종목들을 살펴보면 네이버(순매도 규모 512억원), 삼성에스디에스(383억원), 엔씨소프트(281억원), SK C&C(82억원), 다음카카오(500억원), 게임빌(78억원) 등으로 모두 소프트웨어 섹터에 속한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오는 11월 MSCI 지수에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이 한국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