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서 쓴 카드액도 42% 급증…요우커 증가 영향

  • 해외 여행객 증가와 직구 열풍으로 지난해 나라 밖에서의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122억달러(약 13조4000억원)로 1년 사이 15.7%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카드 사용액은 5년 연속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해외 여행객 등 출국자가 계속해서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1608만명으로 전년보다 123만명 증가했다.

     

    유학·어학연수를 포함한 해외 여행지급 총액은 지난해 234억7000만달러로 역시 역대 최고치였는데, 이 중 카드로 낸 금액이 52%가량인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나날이 증가하는 해외 직접구매도 카드 사용액을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관세청 집계 결과 지난해 해외직구는 1553만건, 15억4000만달러 규모였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39.1%, 48.5% 늘어난 것이다.

     

    내국인이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장수는 3000만8000장으로 2013년보다 23.4% 늘었다. 장당 사용금액은 407달러로 6.3% 감소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출국자 수가 늘어나 해외카드 사용 총액 자체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장당 사용금액 등의 추세로 보면 해외 소비가 예전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급증한 데 힘입어 외국인이 한국에서 쓰고 간 카드 사용액도 우리 국민의 해외 카드 사용 규모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은 1420만명으로 1년 새 202만명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613만명)이 4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비거주자)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115억7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1.9% 급증했다.

     

    2008년만 해도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카드 사용액은 내국인이 외국에서 쓰고 온 규모의 35.5% 수준이었다. 그러나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국내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 비중은 2009년 50.1%, 2011년 53.3%, 2013년 80.7%로 급증하다가 지난해 94.8%에 이르렀다.

     

    지난해 외국인은 국내에서 카드 3984만장을 사용했으며, 장당 사용금액은 290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