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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증권 중심의 금융사 복합 점포에서 보장성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업권별 칸막이를 사실상 완전히 허물어버림으로써 소비자의 편익을 증대하고 시장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지만, 40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은행과 증권사의 칸막이를 없앤 금융사 복합 점포에 보험사도 입점시키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복합금융점포에 보험사를 입점시키는 것은 보험설계사 일자리 문제와 관련돼 있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서서히 추진할 것"이라면서 "기존의 방카슈랑스 25%룰 역시 함께 개편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복합금융점포에 보험사가 입점하는 것은 은행과 증권, 보험 상품을 한 장소에서 상담하고 가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에 금융소비자들은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상품별로 창구 또는 점포를 이동하면서 상담·가입해야 했다. 최근 일부 복합금융점포가 생겼지만 이는 은행과 증권사 상품으로 판매 범위가 제한됐다.
현재 은행에서 방카슈랑스로 저축성 보험을 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보장성 보험도 복합금융점포에서 팔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직 시절인 올해 초 은행·증권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복합금융점포를 금융권 최초로 출범시킨 바 있다. 이 점포는 은행과 증권사가 출입문과 상담 공간을 함께 쓰는 구조다.
임종룡 위원장이 농협금융회장 재직시절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자회사 간 시너지 효과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임종룡 위원장은 인사 청문회에서도 국내 금융사들이 규모나 수익구조 측면에서 글로벌 금융사보다 경쟁력이 약하다면서 금융 개혁을 최대 추진 과제로 꼽았다.
금융당국은 다만 복합점포에 보험사를 입점시키기에 앞서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저축성 보험)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다는 이른바 '방카 룰' 등을 함께 손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복합금융점포에 입점한 보험사를 활용해 자회사 상품 비중을 100%로 끌어올려도 마땅한 감독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전문성과 일자리 등을 이유로 보험업의 업권 칸막이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40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 집단을 설득하는 것도 금융당국으로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