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코플라즈마 환자 지속, 소아과 북새통 가벼운 질환인데도 애매모호한 기준만 난립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 "역학조사로 근거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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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1년째 유행하고 있지만 방역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폐렴 대비 경미한 증상으로 '걷는 폐렴'으로 불리는데 대응 지침이 미흡해 입원환자가 늘어나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린 모양새다. 
     
    18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코로나19 이후 연중 유행하는 감염병이 됐다. 하지만 항생제 내성을 비롯한 질병관리청의 역학조사가 부족해 면밀한 대응이 어려운 질환으로 거듭났다. 

    실제 의사들도 마이코플라즈마 진단과 치료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수행해야 할지, 영상 소견과 달리 증상이 완화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등 상당수 애매모호한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아과병원은 마이코플라즈마 환자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이 어려울 정도다. 
     
    통상적 시각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피로감 등의 경미한 증상이 다수를 이룬다. 걷는 폐렴이라는 별칭과 같이 아이들은 항생제를 시작한 후 일주일 이내에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기침은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단, 일부의 경우 중증의 비정형 폐렴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질병관리청 차원에서의 면밀한 역학조사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그래야만 어떤 항생제를 쓸지, 스테로이드를 투여해 대응할지 등 임상현장에 부합하는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국내에서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역학조사가 부재한 실정"이라며 "이 근거를 두고 방역망을 가동해야 하는데 허술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는 "연중 유행인 상황인데도 각 사례마다 어떤 대응을 해야할지 의사들이 계속 고민하는 현실"이라며 "질병청의 지침은 2차 치료제로 쓸 수 있는 항생제를 나열을 했으나 그 이후 부작용 이슈에 대해선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항생제는 '마크로라이드' 계열이다. 하지만 내성 문제가 있다면 2차 치료제로 테트라사이클린계(독시사이클린, 미노사이클린) 퀴놀론계(레보플록사신, 토수프록사신)가 권장된다. 

    그러나 일본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가이드라인은 연령별로 구체적 지침이 제시됐으나 국내의 경우는 역학적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적절한 치료를 수행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결국 유행파 지속에 따라 임상경험을 의사들끼리 공유하거나 강의를 받는 형태로 대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마 위원장은 "불필요한 PCR 검사나 수시로 이뤄지는 검사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근거가 만들어지는 것이 급선무"라며 "걷는 폐렴으로 불리는 만큼 감염 이후에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그에 앞서 명확한 기준이 설정돼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내성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은 마클로라이드 항생제 치료를 받더라도 회복됐다. 이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항생제 남용과 부작용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때이며 방역당국이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