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결정함에 따라 정유·화학·건설주들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과 S-Oil 등 정유 대표주들은 전거래일대비 각각 0.85%, 0.79% 상승 마감했다. 장 중에는 2% 가까이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폭을 소폭 반납했다. 롯데케미칼(-1.22%)과 한화케미칼(-0.33%) 등 화학 대표주들의 경우 장 중 3% 가까이 급등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반전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AIIB 참여를 공식화한 것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금융산업의 성장과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촉발할 소지가 있다"면서 "중국의 정부지출에 대한 승수효과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화학, 석유정제, 철강 등 전통산업에 우호적인 재료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시아지역 수주 경험이 있는 대형 건설주들도 AIIB 참여에 따른 수혜주로 꼽혔지만 장 초반 급등한 이후 현대건설(-1%)·대림산업(-2.85%) 등 대부분이 하락했다. 대우건설 정도만 1.07%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 지역 인프라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어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는 AIIB와 관련해 산업재가 가장 큰 수혜주로 꼽혔으나 한국에서는 건설(상사)도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다"면서 "건설·상사와 함께 중앙아시아를 통한 가스·원유 수송도 주목할 만 하다"고 말했다.
소재용 연구원도 "미국의 경우이지만 사회간접자본 투입은 건설, 제조업, 운송 등의 성장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들 산업의 센티멘털에 우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AIIB는 1000억 달러의 자본금을 조성해 아시아 지역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개발은행이다. 최근 영국·독일까지 AIIB 가입을 신청하면서 한국도 참여를 확정, 3월 회원국 모집 마감 후 2016년 출범 예정이다.
한편 최진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에 대해 "100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되는 AIIB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 사업에 자금공급 역할을 하며,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신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긍정적"이라며 "이는 글로벌 재정지출 증대 효과로 표출되며, 지난 2008년 전환형 복합불황 이후 위축된 아시아 이머징 국가의 투자와 자산가격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