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원 스톡옵션 부여 놓고 일부선 곱지 않은 여론 만들어 '눈살'스톡옵션 보상 활용으로 높은 '신뢰'수준 구축..."벤처업계에 활력될 것"
  • ▲ 산업부 배태랑기자
    ▲ 산업부 배태랑기자

    [취재수첩]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최근 정규직 직원 800여명 전원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키로 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벤처기업이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배분한 사례가 드문 만큼 곱지 않은 여론이 형성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위메프가 '직원 채용 논란'의 위기를 넘긴 뒤 막대한 스톡옵션으로 정규직 직원들끼리 '돈잔치'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또 위메프 직원들이 스톡옵션으로 돈을 벌려면 위메프가 자본잠식을 만회할 만큼 큰 폭의 이익을 내야한다며 '피땀'을 흘려야 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놨다. 

    이 밖에 위메프 직원들이 돈을 벌려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든지, 매각될 때 스톡옵션을 행사해 자신의 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약속한 '상장 또는 매각시기'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분명한 것은 위메프는 정규직에게만 스톡옵션을 부여할 수 있는 법 규정을 따랐을 뿐이었다. 또 직원들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숨은 의도'로 몰아가는 것 역시 지나친 비약으로, 위메프의 창업자인 허민 전 대표를 너무 과소평가 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위메프는 창업주인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허민 대표는 한동안 대표이사를 겸임하다가 투자자 역할에 주력하겠다며 대표 자리를 내놓고 지원에만 힘을 쏟고 있다. 대주주가 밀어주는 회사다 보니 위메프는 이익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허민 대표는 업계에서 5년 동안 회사에 수백 억 원을 투자한 통 큰 경영자로 통하고 있다. 지원은 아끼지 않되 수익에 대한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매년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것은 투자자인 허민 대표의 믿음 덕분이다.

    물론 지금의 위메프는 자본잠식 상태로 앞으로 갈 길이 첩첩산중이다. 신규 사업에 필요한 자금 확보와 경영운용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위메프가 아무 생각없이 갑작스레 스톡옵션 카드를 들고나온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야 어찌됐건 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나눠주는 오너는 국외든 국내든 간에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 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고 허민 대표였기에 가능했던 부분이었다. 

    결국 위메프는 스톡옵션을 보상으로 활용함으로써 쌍방향적으로 높은 '신뢰'수준을 구축하는 효과를 낳게 됐다. 이는 회사 측이 스톡옵션을 부여하며 건넨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발언의 근저에서도 알 수 있다. 허민 대표는 위메프가 성장하는 동안 고락을 같이 해 온 식구들과 함께 성과를 공유하고 싶었던 것이다.

    한편 업계에선 벤처기업에도 이런 문화가 확산될 경우 벤처 업계 전반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에선 되려 스톡옵션을 증여하기는 커녕 직원들의 노동이나 고용불안을 대가로 자기몫을 챙기는 경우가 더 많은데, 투자자와 직원들을 위한 위메프의 결정은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을 일이다.

  • ▲ ⓒ위메프
    ▲ ⓒ위메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