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시장 새 풍속도... "가격 낮아 판매 많아도, 수익 향상에 도움 안 돼"

  • 법 시행 이전만 해도 관심 밖이었던 중저가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제조사나 이통사의 수익성 향상에 큰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동안 얼었던 시장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인하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후 1년이 다 돼가는 현재, 과거 관심받지 못하던 중저가폰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중저가폰 라인업 강화는 물론 이통사 지원금도 이전 대비 높아지고 있다. 

당초 중저가폰은 법 시행 전에도 고가의 프리미엄폰이 출시되지 않는 사이사이 꾸준히 출시됐으나 큰 인기를 얻지 못했었다. 많은 경우 빠르면서도 성능 좋은 휴대폰에 얼마나 많은 지원금(보조금)이 실렸는지에 따라 시장이 출렁이곤했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 단말기 보조금에 대한 유동성이 줄면서 성능 좋고 디자인이 개선된 프리미엄폰 출시에도 시장 반응이 이전같지 않자, 제조사와 이통사들이 중저가폰 수요 겨냥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LG전자에서 3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마그나', '밴드플레이', 그리고 폴더폰 '젠틀'을 출시한데 이어 삼성전자에서는 60만원대의 'A8', 그리고 3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갤럭시J5'와 폴더폰 '갤럭시 폴더'를 선보였다. 

여기에 이통사들이 출고가에 맞먹는 수준으로 지원금을 책정하면서 고가 요금제를 쓰지 않아도 낮은 할부원금으로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70만원 이상 프리미엄폰 판매 비중은 단통법 시행 전인 지난해 7~9월 54.4%에서 지난 6월 53%로 소폭 감소했으며, 반대로 40만원 이하의 저가폰 비중은 18%에서 27.3%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단통법으로 냉각됐던 시장을 녹이는 데에는 역할을 했을지 몰라도 제조사나 이통사의 수익 향상에는 이렇다한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중저가폰 출시는 시장이 위축되면서 제조사들이 낸 고육지책에 불과할 것"이라며 "지원금 얹어 공짜되는 폰에서 이익이 얼마나 많이 남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저가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고가 요금제 사용자들은 여전히 프리미엄 폰을 선호하는 만큼 이를 가지고 높은 요금제 이용자층을 끌어들이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리미엄폰은 이통사별 지원금 차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움직여 서로 경쟁이 되지만, 중저가폰은 별 차이가 없어 결국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는 정도의 역할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스펙의 상향 평준화로 중저가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는 것과 가계통신비를 인하하는 역할을 했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