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총 1327명 중 정규직 325명(25%), 계약직 1002명(75%)정규직 급여 테이블로는 보상 한계, 직원들도 계약직 선호

  • 메리츠종금증권이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결 중 하나로 성과 위주의 급여 체계가 꼽힌다. 정규직 급여 테이블로는 충분한 보상이 어렵기 때문에 계약직이라는 이름을 빌어 유연한 급여 체계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6월 말 기준으로 계약직이 정규직의 3배가 넘고, 전체 인력 중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정규직 346명, 계약직 671명 등 총 1017명이었던 것이, 올 3월 말에는 정규직 325명, 계약직 755명 등 총 1080명으로 늘어났다.  6월 말에는 정규직 325명, 계약직 1002명 등 총 1327명까지 증가했다.

     

    정규직은 소폭 감소한 반면, 계약직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국내 증권사들이 적게는 5% 미만부터, 많게는 40% 수준까지 계약직 비중을 두고 있는 것에 비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와 직원들 간에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계약직의 상당수가 외부 경력직으로 채워지는 만큼 돈으로 인력을 싹쓸이 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성과 위주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정규직 급여 테이블로는 충분한 보상을 해줄 수가 없다”며 “급여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계약직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능력 있는 경력자를 외부에서 채용 시 계약직으로 충원하고, 기존 직원들 중에도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전환한 경우가 있다”며 “직원들 스스로가 성과 위주로 보상을 받는 계약직을 선호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계약직 1002명 가운데 2년 이상된 무기계약직은 약 400명, 1년 미만 계약직도 400명 정도이다. 즉, 표현상만 계약직이지 실제로 고급 인력에 대해 높은 성과급을 줄 수 있도록 계약직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1년 미만의 경우는 아이엠투자증권과의 합병 시 흡수된 인력들과 신규 리테일 영업인력 충원이 상당수 포함됐다.

     

    아울러 승진이나 복지혜택 등 계약직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했다.

     

    유능한 경력자가 몰리는 것은 그만큼 메리츠종금증권이 업계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성과 위주의 경영 방침은 실제로 호실적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상반기에 매출액 1조5579억원, 영업이익 2295억원, 당기순이익 15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6.7%, 175.7%, 154.9% 증가한 수치이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성과 위주 전략을 다른 증권사들이 벤치 마킹할 수도 있지만,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고용을 강조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 쉽게 따라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메리츠종금증권은 2014년 하반기 아이엠투자증권을 흡수 합병해 지난 6월 1일 통합법인을 공식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