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에너지 등 상장 첫날 급등시큐젠‧이뮬레이션, 상장 이후 줄곧 내리막길"새 규정, 공모주 주가 급등 기대감 커져 투기 조장"
  •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이 공모가의 400%까지 확대된 후 새내기주들의 상장 첫날 주가 급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필에너지(378340) 상장 첫날 종가가 237.1%까지 오르는 등 중소형 공모주들이 연이어 흥행을 거두고 있다. 

    다만 개정된 규정이 투자자들의 속칭 '따따블'(4배)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해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6월 26일 가격제한폭을 공모가의 63~260%에서 60~400%로 확대한다는 내용의 규정이 시행된 후 신규 상장한 종목들은 대부분 상장 첫날 급등세를 보였다.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를 비교해보면 ▲시큐센 205%↑ ▲이노시뮬레이션 133.3%↑ ▲필에너지 237.1%↑ 등으로 크게 올랐다. 오픈놀(57.5%)과 알멕(99%)은 기존 변동폭(160%)보다 낮은 가격에 종가를 형성했다.

    그러나 이 중 시큐센과 이뮬레이션은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넓혀 균형가격 발견 기능을 제고한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상장일 이후 줄곧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의 3배까지 올랐던 시큐센은 현재 1.5배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노시뮬레이션은 상장일에만 이후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렇다 보니 가격제한폭 확대가 주가 급등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려 '공모주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실정이다. 

    필에너지, 센서뷰, 와이랩, 뷰티스킨 등 이달 들어 일반청약을 받은 공모주는 모두 1천대 1을 넘는 경쟁률과 조 단위의 증거금을 기록했다.

    필에너지는 증거금 15조8천억원을 모아 올해 최대 기록을 경신했고, 13∼14일 일반 청약을 받은 뷰티스킨은 주관사인 DB금융투자 서버에 접속이 몰리자 과부하가 걸려 전산 장애를 겪기도 했다.

    반면 금융당국과 거래소의 상장일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는 이제 막 시행되기 시작한 만큼 효과를 보려면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모주는 이미 이전부터 테마주와 비슷하게 변질돼 왔다"며 "현재는 과도기적 현상일 수 있다. 테마주처럼 공모주에 투자하는 게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결국은 투자자들도 학습하게 될 것"이라고 관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