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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안갯속을 지나고 있다. 한국 경제도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여파와 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대외적인 악재, 여기에 그동안 효자 업종이던 조선·철강의 부진,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노사갈등 등 내부적인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것.
20일 국내외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지난 18일 새벽 미국의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되면서 일단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지난 8월 5일부터 29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최근 3거래일(16~18일) 연속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긍정적이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하면서 우호적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 외국인이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중국이다.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여러가지 경제 지표가 심상치 않다. 8월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현재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25.1%이다. 올해 1~7월까지 대중국 수출이 4.9% 감소했다. 8월 들어서는 감소치가 15%에 육박할 정도로 악화됐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성장률이 하락하고 가계 부채도 커지고 있다. 소비까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효자 산업의 부진과 노사 갈등이 우환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은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부실이 대규모 드러나면서 최악의 위기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5대 조선사가 16개 국내 은행과 18개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받은 신용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50조92억원에 달한다. 세계 1위 조선업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철강업도 마찬가지다. 침체된 글로벌 철강경기는 만성적 공급과잉으로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수입은 국내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을 정도다. 엔저 가속화로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역시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의 파업 가결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35일간 전면파업을 벌이며 대치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해 잠시 파업이 유보됐지만, 말 그대로 일시적인 휴전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