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상의 회장단 경주 회의서 강조"신나게 일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일탈행위는 사후 규제해야""법보다 높은 수준의 관행 조성"
  •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한상의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한상의

     

    "자기 파괴에 가까운 혁신만이 기업이 살길이며, (정부는) 기업이 신나게 일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은 22일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리는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현재 변화의 전화점에 서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근 세계경제가 저성장·저금리·저물가 기조의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면서 옛날 같은 폭발적인 활황이나 고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각 나라마다 새로운 성장, 저성장 시대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중국 같은 거대한 시장이 인접국가로 등장하는 등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폭발적으로 이끌어온 견인차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반복되길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인건비가 낮아지는걸 기대하기도 어렵고 없던 자원이 갑자기 나오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보면 우리한테 다가오는 중요한 명제는 결국 우리나라 경제를 다시 도약할 수 있게 하는 자기 파괴에 가까운 혁신만이 남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기파괴에 가까운 혁신은 단순한 기업뿐 아니라 기업들이 처한 시스템의 비효율도 걷어내고, 기존 시장·사업을 파괴하고 하던 방식도 바꿔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기파괴적 혁신에 대해서는 "전분야에서 혁신이라는 단어를 놓고 모든걸 한번 바꿀수 있는 대상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에서 출발해야 된다"며 "기업내 위험도를 줄이고 좀 더 선진적이고 과학적이고 생산적으로 일 하려면 지나친 상명하복이나 가부장적 문화는 지양해야 되고 불편한 진실까지도 소통할 수 있는 정도의 합리적 기업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내것과 네것을 분명히 구분하려는 생각을 가지면 이제부터의 시대는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내것과 네것을 합쳐 우리 것을 만드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을 내거냐 네거냐로 구분하기 전에 서로 같이 협업 해 새로운 기술도 쉽게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서로 만나 융합해 새로운 차원의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그러한 융합과 협업의 시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기업가정신도 과거와 같은 끈기와 근성만을 강조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열린 사고에 적응한 합리적 기업가정신이 중시돼야 한다"며 "이런 것을 다 종합하면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방식과 비즈니스에서 탈피해 바꿔야한다. 그걸 바꾸려면 결국은 자기파괴에 가까운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는 상공인들이 빠르게 혁신의 대열에 동참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새시대에 적응해 산업과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업가정신도 교체하고 정보도 나누는 역할을 착실하게 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업규제와 관련해서는 보다 폭넓은 규제 개혁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전반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에서 해줄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많다고 생각한다"며 "신나게 일하려면 신나게 일을 벌일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집에서 아이를 길러도 너 이거하면 안돼, 저거하면 안돼, 허락받고 해, 계속 이렇게 하면 아이가 자유의지에 의해서 뭔가를 할 수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기업뿐 아니라 경제주체 모두에 대해 규제를 좀 더 열어야하는 시기"라며 "사전에 모든 것을 규제하고 허가를 하는 것 보다는 좀 더 일을 벌일 수 있게끔 해주시고 일탈행위가 생기면 사후적으로 규제해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인내를 갖고 바라보는 규제의 틀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합규제 문제를 보면 규제가 6가지를 통과해야 일이 되는 건이 있다고 예를 들면 5개를 통과해도 마지막 하나가 통과되지 못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그러나 통계로는 6건 중 5건이 해결됐다고 나오는데 이런 것은 고쳐야 한다. 이러한 복합규제는 원샷규제로 바꿔 확실하게 되고 안되고를 예측가능하게 하면 훨씬 일을 벌이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인력의 조달문제, 노동환경의 문제 등 상당히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며 "이 부분은 여러 이해집단들의 이해가 상충하고 있어 조금 느려지는 경향이 있지만 좀 더 대화하고 타협해 빨리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틀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의 도덕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상공인들은 스스로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상당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법을 지키는 건 당연하다. 국민과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법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규범과 관행을 세우는 솔선수범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상의 역시 기업이 스스로 높은 수준의 규범과 관행을 만들고 또 솔선해 나서서 자기 혁신을 위해 앞장서 노력해 사회 전반에서 박수를 보낼 수 있는 그러한 선순환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늘 열리는 전국 71개 상의 회장단 회의는 경제 패러다임 전화에 적극 대응해 우리 경제를 새로운 성장단계로 이끌어가는 그리고 안착시키려고 노력을 다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