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 3대 학회, 5개 업종 임금피크제 모델안 제시… 금융업>제약업>도소매업 순
  • ▲ 은행창구.ⓒ연합뉴스
    ▲ 은행창구.ⓒ연합뉴스

    임금피크제 도입 모델안에 따르면 임금이 가장 많이 깎이는 업종은 대표적인 고임금 업종인 은행업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분야 3대 학회인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는 15일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서 금융·제약·조선 등 5개 업종의 '임금피크제 도입 일반모델안'을 발표했다.

    모델안은 업종별 경영환경과 고용현황 등을 고려하고 실제 임금피크제를 운용하는 사례 분석 등을 바탕으로 현장방문과 면담,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마련됐다.

    모델안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도입 전 최고 임금과 비교해 임금이 깎이는 비율을 나타내는 '임금 감액률'은 금융업종이 연평균 39.6%로 가장 높았다.

    금융업은 대표적인 고임금 업종으로 노무비 비중이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업종의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는 평균 55세, 적용 기간은 4.3년으로 조사됐다.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는 4.3년간 임금피크제 적용 전 임금의 60%쯤을 받게 된다.

    은행업의 임금 감액률은 연평균 50%로, 같은 금융업종인 보험업(25∼30%)보다 높았다.

    나머지 업종의 임금 감액률은 제약(21%), 도소매(19.5%), 자동차부품(17.9%), 조선(16.3%) 등의 순이었다.

    제약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업, 자동차부품업은 기본적인 인력 부족과 숙련공 확보 등의 요인으로 말미암아 임금 감액률이 낮게 분석됐다.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은 도소매업이 4.2년으로 금융업과 엇비슷했고 제약 3.4년, 조선 2.7년, 자동차부품 2.4년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업종별로 특성이 다른 만큼 업종별로 맞는 임금피크제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업 모델안을 연구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금융권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나 단기적 비용조정은 산업의 잠재력 훼손으로 이어지므로 숙련 인력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금융업 임금피크제는 높은 연공성과 고임금 구조 등을 고려해 임금조정률은 높게 설정하되 은행업과 기타 금융업으로 구분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제약업 모델안을 연구한 인천대 김동배 교수는 "제약업은 중소업체의 난립과 상·하위업체 간 양극화, 다국적 제약사들의 시장 잠식 가속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건비 비중도 매우 높아 미리부터 정년 연장에 대비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고용노사관계학회 조준모 학회장은 "궁극적으로는 정년연장에 따른 현재의 연공급 임금체계 개편이 지향점이지만, 단기적으로 임금피크제 등 완충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번 모델안은 동종업계 사례들과 함께 제시돼 개별 기업에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피크제를 지원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 지원금 제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근로시간을 주당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 종전 임금보다 줄어든 금액의 50%를 연 1080만원 한도로 지원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앞으로 3대 학회, 민간 컨설팅기관 등과 협력해 업종별 모델안을 바탕으로 맞춤형 컨설팅, 교육, 상담 등을 진행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