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서도 배정위 회의록 별도 요청 없었다""회의 결과 정리한 요약본 문서는 있어"의대정원 배정위, 비공개 진행으로 졸속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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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이 '회의록' 공방으로 번진 가운데 교육부가 "의대정원 배정위원회(배정위)는 법정 위원회가 아니어서 회의록 작성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회의 결과를 정리한 요약본은 있다고 했다.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대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법원이 의대 증원 근거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오 차관은 "최근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된 항고심을 진행 중인 고등법원에서도 배정위 회의록을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다"며 "법원에서 요청한 자료와 소명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소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을 진행하는 재판부가 2000명 증원에 대한 근거 자료를 정부에 요구하면서 교육부가 배정위 회의록을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정부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공공기록물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형태의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공공관리기록물에 관한 시행령(제18조 제2항)은 회의록에 회의의 명칭, 개최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모두 충족하는 회의록 작성은 없었다는 뜻이다.의대정원 배정위는 교육부가 2000명 증원분을 대학별로 배분하기 위해 꾸린 임시 조직이다. 배정위는 회의 과정과 위원 구성 등을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정원 배정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논란을 받고 있다.교육부는 배정위 회의를 지난 3월14일부터 3월1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교육부는 증원된 2000명을 대학별로 배분하는 절차에 대해서는 회의록 대신 별도의 자료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오 차관은 "배정위의 위원 명단, 구체적인 논의 내용 등은 민감한 정책 과정에 선뜻 참여하기 어려운 위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배정위 구성 당시부터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약속한 것이지 양해 부탁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회의록은 남기지 않기로 의협과 합의했다며 관련 회의록 대신 사회 각계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 등 각종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의협 전임 집행부는 회의록을 남기지 않기로 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지만, 최근 출범한 새 집행부는 전임 집행부의 합의 사항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회의록을 남기지 않은게 문제라며 공세를 높이고 있다.정부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운영한 주요 회의체는 의료현안협의체(현안협의체)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의대정원 배정심사위원회(배정위) 등 3개다. 정부는 "당장 법원에 제출할 수 있는 건 보정심 회의록밖에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