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13일 실적 발표 앞둬한전 매출 6.9%↑·영업익 흑자전환 예상가스공사 매출 소폭↓·영업익 95%↑전망누적적자 해소 위해 요금 인상 불가피전문가 "전력 성수기 피해 4분기 인상 유력"
  • ▲ 한전CIⓒ한국전력
    ▲ 한전CIⓒ한국전력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오는 10일과 13일 각각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양사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절감에 따른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 다만 수십조 원에 이르는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 매출이 23조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3조447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2조원으로 10분기 만에 흑자전환하고 같은해 4분기 1조9000억원 이익을 거둔 바 있다. 

    한전의 올 1분기 실적 호조 배경에는 석유·석탄·LNG(액화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된 것이 크다. 발전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 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매비가 상당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 지속된 것이다. 실제로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2022년 3월9일 127.9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8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또 단가가 압도적으로 낮은 원자력 발전 비중이 지난해 3분기 47.5%에서 4분기 52.1%, 올해 1분기 53.5%까지 올라간 것과 지난해 11월 10.6/KWh 인상한 산업용 요금의 조정 효과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가스공사는 올 1분기 매출이 1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5.4% 증가한 1조1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늘어난 미수금(못 받은 돈)에 따른 이자비용의 보전 규모가 증가하고 지난해 1분기 대규모 비용을 반영한 기저효과를 감안한 데 따른 것이다. 또 해외 사업장에서는 현물 가격에 LNG를 판매할 수 있어 유가 상승이 해외 사업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평가다.
  • ▲ 한국가스공사 전경ⓒ한국가스공사
    ▲ 한국가스공사 전경ⓒ한국가스공사
    그러나 1분기 호실적에도 양사의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때 원가보다 싸게 전기와 가스를 공급해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43조원, 누적 부채는 202조원에 이른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1년 2조2390억원에서 2022년 8조9890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15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선 한전의 누적 부채 해소와 가스공사의 미수금 회수를 고려하면 요금 인상으로 재정적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기·가스료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도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전기·가스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급하다"면서 "아직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면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안 장관은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산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소비자, 민생에 직격타일 뿐 아니라 산업에서도 우려하고 있어 상당히 종합적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정책, 총선 직후 국회 구성 등의 행정적 절차 등을 감안할 때 요금 인상 단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올해 1분기 영업실적도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호조세라는 점은 역설적으로 요금 인상 명분에 다소 희석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성 연구원은 이어 "3분기가 전력 성수기라 요금 인상 가능성은 낮다"면서 "인상 시기는 4분기가 유력해 보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