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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최대 IPO인 제주항공을 놓고 '큰 손' 국민연금이 흥분했다. 기관수요 예측에서부터 기관 전체에 배정된 물량 전부를 자신들이 받겠다고 할 정도다. 그만큼 LCC산업에 대한, 특히 제주항공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물량을 적게 받거나, 못받은 기관은 아쉬움과 불만을 토로해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IPO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공모주식수 550만주 가운데 기관에 배정된 330만주(60%)에 대해 청약을 마무리 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기관 물량의 배정이 모두 끝났고, 각 기관에 공지를 마친 상태”라며 “기관들이 아주 높은 관심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특히 연기금의 대표주자이자 '큰 손'인 국민연금의 관심이 대단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도 제주항공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며 “그동안 항공산업이 힘들었는데, LCC가 대안으로 떠올랐고 순이익도 많이 나서 인기가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에 배정된 물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각 기관의 운용 규모에 따라 물량을 배정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주식수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구애가 다른 기관들을 자극하면서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과 2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총 740건, 20억8000만주가 신청됐다. 378대의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3만원으로 확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 열기는 뜨거운 상황이다.
당초 공모 희망가는 2만3000원~2만8000원이었지만, 공모가가 높게 확정되면서 공모금액도 1265억~1540억원에서 165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에 물량을 조금 받거나, 아예 못받은 기관들은 아우성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참여했던 기관들에서 항의하는 문의가 많이 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로 많은 물량을 차지하기 위해 물밑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또 우리사주에 배정된 110만주(20%)에 대해서도 모두 청약이 끝났다. 1차와 2차 공모를 통해 실권주 없이 모두 소화됐다.
28일과 29일 양일간 일반 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일반공모 청약이 마감될 예정이다. 첫 날에는 1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둘째날에 청약이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수백대 1 이상의 경쟁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11월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다.
제주항공의 공모 주식수는 550만주이며 신주물량은 전체 공모주식의 63.6% 수준인 350만주이다. 나머지 200만주는 제주항공의 주요 주주인 AK홀딩스(50만주), 애경유지공업(100만주), KDB산업은행(50만주)이 내놨다.
한편, 제주항공은 2005년 설립된 저가항공사이다.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68.4%) 외 3인이 84.8%를 보유하고 있다.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과 최규남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1년 이후 4년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별기준으로 매출액 5106억원, 영업이익 295억원, 당기순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1%, 영업이익은 94.1%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2868억원, 영업이익 307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