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하이투자증권 이어 하나금융투자 7년차 이상 직원 52명 희망퇴직한화투자證 신입사원 모집…현대·유안타證 채용전제 인턴 채용
  • 증권사들이 수년째 몸집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부족한 자리는 신입 또는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사원들이 채우고 있다. 몸값이 높은 경력자들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으로 업황불황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희망퇴직을 접수받아 정규직 인원 총 52명이 회사를 떠나게 됐다. 근속기간 7년 이상의 차부장급 직원들로 오는 10일자로 퇴사한다. 지난해 5월 145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지 1년반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정규직 총 인원은 1112명으로, 이 중 4.7%가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회사측은 근속년수에 따라 10개월에서 최대 27개월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이와는 별도로 퇴직지원금, 학자금, 전직지원 프로그램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상반기에는 하이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등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 1월 250명의 희망퇴직과 영업지점 20개를 통폐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려던 하이투자증권은 이후 노사합의를 거쳐 당초 계획보다 약 100명 가량이 줄어든 162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 2013년 1월 이후 2년반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당시 희망퇴직은 자발적 퇴직을 고려 중인 일부 직원들의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에 진행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다만 대우증권은 지난해 지속됐던 불황속에서도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도 업황불황의 파고에 인력을 줄이는 한편, 신입 또는 인턴사원들을 통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3년 만에 사원급 직원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리테일, S&T(세일즈앤트레이딩), 경영지원 등의 부문에서 3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 3월로 임기를 마치는 주진형 사장은 입사 이후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을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고, 5년동안 회사를 다닌 직원 중 선발을 통해 입사시 갖고 있던 학자금 대출의 원금을 4000만원 한도에서 회사가 대신 갚아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걸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수인재라고 생각되면 학자금 대출금의 4000만원 가량은 회사가 해당직원에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증권은 '채용형 인턴사원'을 모집 중이다. 채용형 인턴이란 인턴기간 동안 실무를 배우며 회사로 부터 평가를 받고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규대학 졸업자와 고등학교 학력 이상 졸업자를 나눠 뽑으며, 1년 동안 현업에 배치돼 교육 및 실무연수를 실시한 이후 근무성적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 될 예정이다.


    지난달 유안타증권은 비정규직 신입업무직원을 모집했다. 현대증권과 비슷하게 비정규직으로 1년 후 근무 평가에 따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유안타증권은 공채 신입사원을 연 2회 인턴사원 수료자를 대상으로 채용하고 있다.


    또 52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한 하나금융투자 역시 청년인턴 등 청년고용을 늘리면서 경영효율화를 동시에 꾀하는 조치라고 설명함에 따라 조만간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사원 충원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증권가의 희망퇴직과 신규채용 동시 진행과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비용의 직원들을 내보내는 대신 저비용의 신입직원을 채용해 인력부족을 최소화하는 한편 인건비는 줄이는 효과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지속해서 업계를 떠나게 되면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호황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