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2024년 하반기 경제 전망 발표성장률 올해 0.3%p, 내년 0.1%p 각각 낮춰"내년 수출 증가세 올해의 1/3 수준 쪼그라들 것"美 트럼피즘 등 하방위험… 잠재성장률 1%대 중후반
  • ▲ 부산항 ⓒ연합
    ▲ 부산항 ⓒ연합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개월 만에 0.3%포인트(p)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는 내년에는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발 관세충격은 시차로 인해 내년보다는 2026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로 수정하며 지난 8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0.3%p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2월에 성장률을 2.2%로 제시한 후 5월 하반기 전망에서 2.6%로 대폭 상향 조정했으며 8월에는 다시 2.5%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더딘 내수 회복에 수출 둔화,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3개월 만에 다시 0.3%p 하향 조정된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됐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졌고 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면서 "고금리가 건설투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은의 늦은 금리인하를 다시 한번 직격한 셈이다. KDI는 지난 8월에도 "물가가 진정된 상황에서도 고금리를 유지한다면 내수가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며 늦어지는 금리 인하를 지적한 바 있다. 

    민간소비는 지난 전망(1.5%)보다 0.2%p 낮은 1.3%로 예상되며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미약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시장 금리 하락과 실질임금 상승 등으로 민간소비 여건은 일부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 호조로 인해 기존 전망(0.4%)보다 높은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설투자는 수주 부진으로 인해 기존 전망(-1.8%)과 동일하게 봤다.

    총수출(총량)은 자동차와 석유류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기존 전망(7.0%)과 동일하다고 전망했다. 상품수지 개선에 따라 경상수지는 기존 전망(770억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된 87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2.4%)보다 낮은 2.3%로 전망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기존 전망(2.2%)보다 낮은 2.1%로 예상했다. 

    내수 부진을 반영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낮췄으며 실업률은 기존 전망(2.8%)보다 낮은 2.7%로 예측됐다.
  • ▲ 2025년 경제전망 ⓒKDI
    ▲ 2025년 경제전망 ⓒKDI
    내년 경제 성장률은 2.0%로 당초 전망치(2.1%)보다 0.1%p 낮춰 잡았다. 내수 부진은 점차 완화되겠지만 수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와 수출 개선에 따라 2024년(1.3%)보다 높은 1.8% 증가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2024년(1.6%)보다 높은 2.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로 2024년(-1.8%)에 이어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2024년 높은 증가세(7.0%)에서 2.1%로 3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이 낮은 가운데 국제유가도 하락해 2024년(2.3%)보다 낮은 1.6% 상승하면서 물가안정목표를 하회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영향이 파급되며 취업자 수는 2024년(18만명)보다 축소된 14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DI는 국제 통상 여건의 급격한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우리 경제에 상당한 하방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하락이 지속되면서 경기 부진이 심화될 우려가 있고 트럼프의 고율 관세 공약 실현 정도와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무역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에 상당한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트럼프는 모든 미국으로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한다는 밝힌 바 있다.

    정 실장은 "지난 트럼프 1기 정부의 과정을 봤을때 시차가 걸릴 것"이라며 "관세인상이 진행되더라도 2026년부터 진행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생각보다 관세인상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2.0%)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