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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남양유업, 참을 수 없이 가벼운 '갑질'의 무게 5억원

남양유업 '갑질 사태'…공정위, 증거 불충분으로 과징금 124억6400만원서 5억원으로 확정

입력 2016-05-23 09:49 | 수정 2016-05-24 13:42

▲ 남양유업 피해 대리점 협의회 회원들의 기자회견 모습. ⓒ뉴스1

 

갑질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남양유업은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약 7년여간 전국 1849개 대리점에 유통기한이 끝나가는 제품이나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강제로 떠넘기고 그 과정에서 대리점주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퍼부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년 7월 그 '갑질'의 죗값으로 남양유업에 과징금 124억6400만원을 부과했다. 

금액의 크기를 떠나 공정위가 밀어내기 행위에 대해 단일 회사에 부과한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는 충분해보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3일 의결서를 통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남양유업에 대한 과징금을 5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갑질 사태가 터진 이후 죗값에 이자를 더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과징금은 확 쪼그라들었다. 

대법원은 "남양유업이 26개 품목 전부를 전체 대리점에 강매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입증할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결했고 공정위도 법원 판결에 따라 과징금을 재산정한 것이다.

갑질 사태 이후 소비자 불매 운동까지 펼치며 남양유업에 등을 돌렸던 시장 상황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달라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갑질사태를 겪은 2013년 적자로 전환해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2014년에도 26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5.5% 증가한 1조215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어쩌면 남양유업은 지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줄어든 것은 금전적 형태의 부담일 뿐 갑질에 대한 죗값은 결코 아니다. 

남양유업은 '갑질' 사태 직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600억원의 상생 기금을 마련해 대리점주를 지원하고 피해대리점 협의회에도 40억원의 위로금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남양유업 측은 "상생기금 600억원 중 현재까지 상당 금액을 대리점주 자녀 학자금과 출산 장려금 등으로 지원했고 앞으로도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면서 "피해대리점 협의회에 40억원의 위로금 지급은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성교육 시스템과 영업환경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 스스로가 매긴 '갑질'에 대한 죗값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진정성있게 갚아 갈지 전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김수경 muse@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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