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컨테이너 선주들과 용선료 조정 합의 도달부채비율 400% 이하 등 재무구조 개선 기대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100일 넘게 용선료 협상에 매달린 끝에 21%인하에 성공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연간 약 1500억원을 줄일 수 있게됐다. 막판까지 엎치락 뒤치락 했던 용선료 인하 협상 타결로 현대상선은 기사회생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10일 현대상선은 해운업 구조조정의 핵심 난제로 꼽히던 용선료 협상을 사실상 타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용선료 협상을 진행해온 결과, 최근 5개의 컨테이너 선주들과 20% 수준의 용선료 조정 합의에 도달했고, 벌크 선주들로부터는 25% 수준에서 합의 의사를 받는 등 6월까지 모든 선주사들과 본계약 체결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이번 협상을 통해 향후 3.5년간 지급예정인 용선료 약 2조5000억원 중 약 5300억원에 대해 일부는 신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장기 채권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3.5년간 5300억원의 현금 지출이 줄어듬으로써 유동성이 개선되는 등 안정적으로 영업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당초 목표치 하회..."외국 선주들이 해줬다는 것 자체가 의미"

당초 채권단과 현대상선이 대외적으로 목표에 삼았던 28.4%(30%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영국계 선사인 조디악 등 몇몇 선사들이 "용선료를 내릴 수 없다"고 버텼던 상황을 놓고 보면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협상의 인하 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단 외국 선주들이 해줬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협상전략상 처음부터 대외적으론 30%대 인하로 얘기하고 실질적으로는 20%대 인하에 무게를 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애당초 30% 인하는 무리였다"라며 "20% 초반까지 인하 하더라도 성공한 협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용선료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현대상선은 지난 2월 발표했던 자산매각, 사채권자 집회, 용선료 조정을 내용으로 한 자구안을 모두 완료하게 됐다.

특히, 이번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은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새로운 형태의 시도였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은 법정관리 아래서 이뤄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현대상선 구조조정은 법정관리가 아닌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에서 용선주·은행 채권단·사채권자·주주 모두가 자발적으로 경영정상화 과정에 동참했다.

지난 2월 대주주의 사재 출연을 시작으로 현대증권, 벌크전용선 사업부, 부산신항터미널 등 자산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지난 5월 31일부터 양일간 개최됐던 총 5회의 사채권자 집회들은 모두 가결됐다.

◇마지막 자율협약 조건 '해운동맹 가입' 청신호 

대주주 감자에 이어 이번 용선료 협상 타결까지 순조롭게 이뤄낸 현대상선은 향후 글로벌 해운동맹에 재가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추가 자구안을 모두 이행해 채권단 지원을 받더라도 해운 동맹에서 배제될 경우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더 심혈을 기울인다는 게 현대상선 측 설명이다. 

해운동맹 가입의 경우 당초 현대상선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디 얼라이언스'에서 현대상선을 제외한 이유가 법정관리 리스크였던 만큼, 용선료 인하 협상이 타결되면 가입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상선이 가입을 추진 중인 해운동맹은 내년 4월에 출범하는 '디 얼라이언스'인데 모두 6개 해운사가 포함돼 있다. 이 중 4개 해운사는 현대상선의 가입을 반기는 반면 한진해운과 일본의 K라인 두 회사만 아직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두 회사를 설득해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디 얼라이언스'는 동맹 가입 사안을 회원사 만장일치로 결정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현대상선
    ▲ ⓒ현대상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