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농업은 첨단 분야… 스마트 인재들 도전해야

  • "21세기 농업은 수학,  IT,  재료, 화학, 기계, 원가, 비즈니스 전략을 유기적으로 구사해야 하는 첨단 산업이다. 농업분야에 보다 많은 스마트 인재가 뛰어 들어 자동차 반도체 못지않은 산업으로 키워나가야 할 때가 됐다"

    77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공직에 입문한 지 벌써 40여년,  농업 정책 입안과 실행의 외길을 걸어온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거침이 없었다.


    농촌 출신으로 숙명처럼 고향과 농업을 받아들였다는 그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는 곳 마다 화제를 모았다.

    전 정부시절인 2009년 그는 한때 인수위에서 폐지를 검토했던 농촌진흥청 청장으로 부임했다. 대부분 적당히 근무하다 말 것이라고 했지만 그에겐 대충은 없었다. 직원들을 독려하며 1년여만에 농진청을 최우수 기관으로 만들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수장을 맡은 aT 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늘 도전과 혁신을 입에 달고 사는 그는 가는 곳 마다 그냥 스쳐가는 자리로 여겨본 적이 단 한차례도 없다고 술회한다.

     

    2011aT를 맡아 3년의 임기를 채운 후 두 차례 연임을 통해 '최장수 공기업 CEO' 'aT=김재수' 등의 별칭을 얻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쉼없이 달려왔지만 한국형 미래농업을 향한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농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뒤쳐졌지만 이스라엘이나 네덜란드의 농업처럼 첨단농업 방식으로 간다면 얼마든지 미국, 중국 등과 경쟁할 수 있다. 국내농업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제도적 운영만 잘 한다면 세계적인 분야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타공인 농업정책분야 최고의 전문가인 그가 강조하는 미래 한국농업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들어봤다.


    - 공직생활을 왜 농업분야에서 시작했는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농촌 출신으로 늘 고향과 농업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그런 관심 때문에 농림부를 택했다. 어린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인사적체로 승진은 더뎠다. 인생지사 세옹지마라고 하는데 농림부에서만 11곳에서 과장을 지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내공을 쌓게 됐다.

    농림부 시장과장 시절 농안법 , 우루과이라운드 이행계획서, 한중 마늘협상 , 한미 쇠고기 협상 파동 등 이슈의 중심에 있었다.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한 나날이었지만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는 법과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지혜를 얻게 됐다.


    -2011년 취임 후 3년 임기를 채우고 두 번째 연임에 성공했는데 그 비결이 뭔지

    달리 비결은 없다.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통해 변화된 농업환경을 주도적으로 이끌려고 노력해왔다. 세상이 바뀐 만큼 생각도 바뀌어야 하고 정책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위공직자로 그냥 거쳐 가는 자리라 생각하지 않고 도전하고 바꿔보려고 노력했다. 5년의 세월 동안 수출, 유통, 수급, 식품분야의 경쟁력을 강화를 위해 aT 임직원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


  • -국내 주력공산품의 수출이 정체상태지만 농식품 수출은 증가하고 있는데 현황은 어떠한가

    지난해 80억 달러를 수출했다. 농업분야도 수출 100억불 시대를 열 수 있다. 이슬람 국가의 농식품 거래시장규모가 20131292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전 세계 인구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aT
    는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에 지사를 설립했다. 사우디, 오만 , 이란 등 중동 국가에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한국이슬람 중앙회(KMF)의 할랄인증 만으로 말레이사아, 싱가포르 등에 수출할 수 있도록 토대도 닦았다

    각 나라에 맞는 제품개발과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의 몬산토, 한국의 네슬레와 같은 세계적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농산물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aT는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유통비용이 농산물 가격이 약 45%를 차지고 하고 있다. 도매시장과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84%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는 4%에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식품안전요구와 소포장, 인건비 임대료 등의 비용 상승으로 농산물이 오를 수밖에 없다. 유통단계를 축소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경로를 확대해야한다. 생산자인 농민이 소비자와 직접 상거래를 할 수 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올해까지 126곳으로 넓히고 있다.

    직매장수를 적정선으로 늘려 합리적 가격에 양질의 농산물을 소비자에 공급하고, 대형유통채널의 독점에 따른 부작용을 막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aT가 세운 식자재 사이버거래소가 12년 거래액이 1조원에서 2년 만에 2조원으로 늘어 새로운 유통경로로 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통단계를 줄이는 획기적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규모의 농상물 거래를 위해 '스마트스튜디오'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각 지자체와 협력해 점점 넓힐 계획이다.

        

    -기상이변과 수요공급의 불균형에 따른 농산물 가격변동으로 농민과 소비자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위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가

    농산물은 기후급변 등 수급 불안정성이 상존하고 있다. 수급안정을 위해 정확한 정보와 효과적 분산 및 비축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국내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선제적인 수급안정책을 펼치고 있다 가격변동 폭을 종전 15%에서 11.8%까지 낮췄다.

    올해는 계약재배 사업을 추진해 농산물의 직공급을 통해 가격 변동폭을 최소화하고 농민과 소비자가 윈윈할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이외에도 정부비축 농산물의 운영 및 방출을 통해 농산물 수급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 - 청년취업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식품 분야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신선식품 위주의 농업은 한계가 있다. 농업의 전후방을 아우르는 산업에 우수한 인재들이 뛰어들 수 있게 해야 한다. 미생물, 유전공학, 품종계량이 앞단의 산업이라면 뒷단은 첨단 화학이나 농화학, 기계공학 등이 접목되는 고부가 산업을 키워야 한다.

    aT는 청년층에 농식품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대한민국 농식품미래기획단, (YAFF)'을 운영하고 있다. 26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기업탐방, 해외연수 , 식품·외식업 일자리 페어, 글로벌 식품기업 해외인턴쉽 프로그램 등을 하고 있다.

    상반기 미국, 중국  9개 도시에 파견했고 남양유업 베트남법인에 채용되기도 했다.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식품기업과 연계해 글로벌 마케팅 기법 및 영업전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양재동 aT 센터를 리모델링해 농업분야의 전시체험장과 창업인큐베이팅 등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설명한다면

    2014나주시 이전에 따라 기존건물을 농식품 비즈니스를 위한 소통과 협력의 장소로 활용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농식품 전문 북카페, 비즈니스 라운지, 농식품 비전전시관, 스마트 스튜디오(소규모 농산물 직거래), 청년 외식 인큐베이팅의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약력

     

    ▲경북대 경제학과, 미시간 주립대 경제학석사, 중앙대 경제학 박사

    주미대사관 참사관,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장,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