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KB금융 편입 이전 손실분 2분기 실적에 반영한화투자증권, 여승주 사장 취임 직전 1분기 대규모 적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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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합병 또는 CEO 교체 이슈를 맞은 증권사들이 새출발의 첫 단추를 '어닝쇼크'로 채우는 일이 잦다.

    단순한 실적악화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지만 과거의 과오를 지난 분기실적에 모두 반영해 털어내고 새출발을 준비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이 13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2분기에는 839억원, 지난 1분기에는 49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 어닝쇼크와 관련해 현대증권 측은 위탁영업과 투자은행(IB)부문, 금융수익은 양호한 성적을 낸 반면 트레이딩 부문에서 주가연계증권(ELS) 평가방법 변경에 따른 손실, 유가증권 손상차손 회계처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 증권업계가 ELS 손실에 따른 부진한 실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증권은 2분기에 손실분을 대부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증권 관계자 역시 "KB금융을 새 주인으로 맞는 상황에서 회계 평가방법을 변경해 잠재적 손실가능성도 2분기에 손실로 반영한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오는 11월 KB금융의 100% 자회사 편입과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물론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될 KB금융 역시 자회사의 과거 부진한 실적 또는 잠재적인 부실을 회계상 미리 반영해 털어낸 후 새출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여승주 사장의 취임과 동시에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은 698억원이다.


    1분기 한화투자증권의 실적쇼크는 지난해 상반기 발행이 급증한 해외지수연계 ELS의 운용손실에 따른 것으로 핵심은 S&T(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에 있다.


    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에서 발행한 대규모 손실이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여승주 사장 취임에 맞춰 전 사장의 임기 중 부실을 한꺼번에 반영하는 전략을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중 전임사장의 색깔을 지우는 한편 과오를 모두 털어낸 이후 여 사장의 공식 일정이 본격화되는 2분기 부터 회사 재건에 공을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내부적으로 1분기 대규모 적자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향후 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분기에도 한화투자증권은 당기순손실 73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1분기 대규모 적자발표가 '빅배스'의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여승주 대표 체제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만 회사가 안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