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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중단했던 파업을 재개했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이달 퇴근투쟁과 부분파업을 예고하며, 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국내 완성차업체는 쌍용차와 한국지엠 두 곳뿐이다. 나머지 현대차, 기아차, 르노삼성은 핵심쟁점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여전히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노조의 입김이 거센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서두르지 않고 장기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교섭과 파업을 병행하며 사측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이날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6시간 부분파업, 23일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기 했다.
이후 파업 일정은 23일 단체교섭 이후 12차 중앙쟁대위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가장 큰 이유는 임금인상이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15만205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한 바 있다. 반면 잠정합의안에서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과 주식 10주 지급이었다.
자동차 업계는 최근 경주 지진으로 현대차 울산공장이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는 등 피해를 보고 있는데 노조까지 파업을 재개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12일 지진 발생 당일과 이튿날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고 각각 2~3시간가량 점검을 했다. 또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한 지난 19일에도 2시간여 동안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차 측은 이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다고 밝혔지만, 예정에 없던 가동 중단인 만큼 손실이 예상된다.
기아차 노조 역시 오는 22일부터 투쟁을 통한 임단협 쟁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22일과 23일에는 퇴근투쟁 4시간이 각각 잡혀있다. 또 27일 본교섭 이후 28일 퇴근투쟁과 부분파업 각 2시간, 29일 본교섭, 30일 퇴근투쟁 4시간을 계획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올해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문제가 걸려 있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늦게 임단협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기아차 노조는 올해 기본금 15만9900원 인상,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현대차와 임금 차별 철폐 등을 주장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임금인상액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추석 전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3.8%의 반대로 타결이 무산됐다.
자동차 업계는 비슷한 시기에 임단협을 마친 한국지엠보다 확연히 낮은 기본급 인상 폭에 조합원들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기본급 8만원 인상, 격려금 650만원, 성과급 450만원을 지급키하기로 했다. 반면 르노삼성은 기본급 3만12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150%, 인센티브 750만원 등으로 임금인상이 확연히 차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