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아르츠그룹,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

 
판소리와 오페라를 접목한 ‘판오페라’가 등장,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코리아아르츠그룹(대표 하만택)은 오는 7~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에서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 공연을 펼친다. 

‘흥부와 놀부’ 공연은 ▷7일(금) 14:00, 19:00 ▷8일(토) 14:00, 17:00 ▷9일(일) 14:00, 17:00에 각각 진행된다.

이 공연은 전래동화 ‘흥부와 놀부’를 오페라로 승화한 것으로, 김정수 대본에 지성호가 작곡한 오페라 작품이다. 지난 2008년 초연되어 한국음악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는 이 작품은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상징과 은유를 융합한 창작물이다.

판소리는 소리꾼 혼자만의 무대가 아니라 청중의 적극적인 참여로 완성되며, 삶의 희노애락을 해학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평가되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판소리는 피지배층의 삶을 반영하면서 새로운 사회,시대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기도 했으며 모든 계층이 즐기는 예술문화로서 사회적조절과 통합의 기능도 담당했다. 특히 오랜 역사를 같이 해온 우리 문화의 정수로서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우리 예술인들은 서양의 오페라에 우리 고유의 음악인 판소리를 접목시켜 역사상 유례없는 ‘판오페라’라는 장르는 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국내 관람객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신선한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판오페라를 전개하는 코리아아르츠그룹 하만택 대표(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사진)는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중 한명이다. 

  •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한 하 교수는 1996년 이탈리아 푸치니음악원으로 유학, 2000년 독일 쾰른극장으로 스카웃돼 쾰른국립음악대학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공부했다. 동아콩쿨 1위, 이탈리아 비옷티 국제콩쿨 1위, 오스트리아 페루치오 탈리아비니 국제콩쿨 1위 기록이 있다. 2014년 말 ‘코리아아르츠그룹’을 설립하며 제작에도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하 대표는 “우리의 뛰어난 예술과 문화가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공유되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며 “우리 예술문화의 세계화를 고민하다 판오페라(Panopera)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지난해 특허청에 판오페라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그는 “권선징악을 기본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들어 있는 흥부가의 재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서양의 벨칸토(Belcanto) 발성의 오페라를 융합했다”며 “흥부와 놀부 이야기는 우리 어린이나 청소년도 익숙하고 동양과 서양적 면이 모두 담겨 있어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의 오페라사적 의의

    세계의 문화사 중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오페라’는 각 나라의 음악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종합예술 ‘오페라’는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지로 확산돼 나가면서 각 나라의 독특한 문화와 융합되기 시작했다. 
     
    독일의 경우 초기에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양식에 따라 이탈리아어 대본에 의존했다. 헨델, 글루크, 모차르트도 전적으로 이탈리아 오페라의 양식에 따랐다. 18세기 후반부터 징슈필(Singspiel)이라는 독일식 오페라가 등장하는데 모차르트의 ‘마적’ 베토벤의 ‘피델리오’도 이 계통에 속한다. 독일 오페라는 19세기 바그너의 악극을 계기로 ‘독일식’의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하게 된다.

    러시아로 건너간 오페라는 19세기 중엽 글린카의 작품을 계기로 당당한 레치타티보풍의 선율, 힘 있고 색채감 넘치는 합창과 무용, 대담한 화성을 특징으로 하는 러시아풍의 오페라가 자리를 잡게 된다. 이탈리아 옆 나라인 스페인에서는 ‘자르수엘라’가 전통적인 오페라풍의 악극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렇듯 오페라는 각 나라의 문화적 유산과 함께 재창조돼왔다.

    우리나라에 오페라가 첫 선을 보인 것은 1937년 부민관에서 펼쳐진 ‘나비부인’이었다. 광복 후에는 1948년 조선오페라협회가 ‘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렸다.

    한국에는 이미 수백년 전부터 마당놀이 형식의 판소리 공연들이 이어져 왔는 바, 오페라가 도입된 지 한 세기가 다 되어가는 지금 동서양문화를 접목한 한국풍의 오페라가 등장할 시기가 됐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물론 최근 창작오페라들이 많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세계인의 공감을 사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는 지적이 높다.

    코리아아르츠그룹이 이번에 펼치는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는 완성도나 스토리 전개, 구성, 코믹오페라적 요소 등 여러 면에서 볼 때 한국적 오페라로 발전시켜나가기에 충분한 작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판오페라 '흥부와 놀부'

    ▷일시: 10월7일 14:00, 19:00 / 10월 8일 14:00, 17:00 / 10월 9일 14:00, 17:00
    ▷장소: 서울 강남구 삼성동 민속극장 '풍류' (주요 무형문화재전수회관)
    ▷주최: (주)코리아아르츠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