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과 여권 영문 이름 다를 경우 취소 후 재발권해야취소 수수료와 높아진 운임료에 두번 우는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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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직장인 A씨는 이스타항공에서 10월30일 7시45분 출발 예정인 대만 타이페이 티켓을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쳤다. 이후 예약할 때 입력한 영문 이름과 여권 영문 이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해당 항공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변경 요청을 했다. 하지만 스펠링을 다시 정정하려면 항공권을 취소하고 다시 예매하는 수밖에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취소 수수료 6만원을 지불하고 전보다 더 높아진 운임료에 항공권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항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지나친 수수료 정책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항공권과 여권의 영문 이름 스펠링이 다를 경우 예매를 취소하고 재발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취소 수수료가 발생하며, 재발급 시 운임료도 달라질 수 있어 소비자를 두 번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국내 8개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서울)의 고객센터 및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해본 결과, 항공권과 여권의 영문 이름 스펠링이 다를 경우 취소 수수료를 내고 새로 발권해야 한다.

    이들 항공사 고객센터에서는 하나같이 "스펠링 철자가 다를 경우, 취소를 한 뒤 재발급해야 한다"며 "취소 시에는 취소 수수료가 붙는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환불·취소 규정에서도 이름 변경은 불가하다고 공지돼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항공사들이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의 편익은 무시한 채 수수료 수익에 편중된 과도한 부당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알파벳 한 자 바꾸는데 6만원을 지불했다"며 "게다가 취소하고 재발권을 했는데 이미 운임료가 오른 상태라 돈이 이중으로 들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모든 규정과 정책이 항공사 위주로 적용되고 있는 것 같아 소비자 입장에선 씁쓸할 수밖에 없다"며 "피해구제를 위한 시스템 개선과 서비스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일부 발음이 비슷한 경우에는 수수료 없이 변경이 가능하다. 이 경우 본인확인 서류를 별도로 항공사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발음이 비슷한 경우'라는 난해한 기준 역시 상황에 따라 제멋대로 적용되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일으키고 있다. 

    또 이름 변경이 불가능해 발권 취소를 해야 할 경우 '취소 수수료'는 각기 달랐다. 취항지에 따라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 대까지 취소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일정에 따른 취소가 아닌 앞선 사례처럼 글자 한두 자만 틀려도 이 정도 수준의 수수료가 청구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했을 경우 취소 수수료의 금액은 더 올라가게 된다. 여행사에서 대행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2만~3만원의 수수료를 별도로 물리기 때문이다. 여행업체 한 관계자는 "여행사를 통해 구입했을 경우 대행 수수료가 별도로 추가되기 때문에 항공권 취소 수수료에 추가로 2만~3만원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국제적인 기준에 따른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보였다. 국토부 항공산업과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경우는 국제적인 항공권 발권 시스템(ATPCO GDS)에 따른 절차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하는 부분인 만큼 국토부 차원에서도 이와 관련해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여행 시 여권상의 영문 이름과 항공권 영문 이름의 스펠링이 다른 경우 출국할 수 없거나 입국이 불허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항공권을 직접 예약할 때 여권정보를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