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운항 여건에 실적 가이던스 보수적으로 제시자사주 소각 계획은 ‘NO’…배당 중심 주주환원 지속대주주 정 회장 승계자금 마련 일등공신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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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가 올해 실적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간다. 현대글로비스는 수년째 고배당을 시행 중으로, 최대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 마련에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진행한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연간 실적 전망은) 불리한 운항 여건들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면서도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은 앞서 밝힌 대로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3년간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 상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호한 실적과 안정적인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주주에 이익을 환원하고,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기업 신뢰도를 높인다는 점을 배당 확대의 이유로 들었다.현대글로비스는 3개년 배당정책을 발표하면서 2022년 기말 배당금을 전년보다 50%(1900원) 증가한 5700원으로 책정했다. 앞서 2021년 결산배당금을 전년 대비 8.6%(300원)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인상폭이다. 이에 따라 현금배당총액도 2021년 1425억원에서 2022년 2138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이 회사는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고배당 기조를 유지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25조6832억원, 영업이익은 1조5540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4.8%, 13.6%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0.3% 감소했다. 그럼에도 2023년 결산 배당금은 전년보다 10.5%(600원) 올린 6300원으로 책정, 주주환원을 이어갔다.현대글로비스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1조원 규모의 자동차운반선(PCTC) 신조 계획을 밝히면서 ‘매출 26조~27조원’, ‘영업이익 1조6000억~1조7000억원)’ 등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선복량 부족 심화 등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올해보다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실적 성장세와 별개로 고배당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실적 컨콜에서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도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실적이 역성장한 지난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10.5% 인상한 점에 비춰 올해는 이보다 높은 인상률로 배당액이 책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현대글로비스의 고배당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지분 20%를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정 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계열사로, 앞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정 회장의 승계자금 지원을 위해서라도 고배당 기조는 필수요소로 지목된다.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의 지분율은 0.32%에 불과하다. 정 회장은 현대차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고,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정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거나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추진했다가 현대모비스 주주와 외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지분 상속과 매입, 어느 쪽이든 정 회장으로서는 조 단위 자금을 확보해야 해 현대글로비스를 포함한 계열사들의 배당 지원이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글로비스 배당을 통해 정 회장은 2021년 285억원, 2022년 428억원, 2023년 473억원 등 최근 3년 동안에만 1185억원의 배당액을 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