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월 해외여행 '붐'…저가항공 노선 확충 등 영향
  • ▲ 인천공항 내 전경.ⓒ뉴시스
    ▲ 인천공항 내 전경.ⓒ뉴시스

올해 여름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 씀씀이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3개월여만에 7조원 이상의 금액이 해외에서 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일반여행 지급액은 65억9500만 달러(약 7조3800억원)를 기록했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유학, 연수가 아닌 여행이나 출장 목적으로 외국에 체류하면서 숙박, 음식, 물건 구매 등에 지출한 금액을 말한다.

올 3분기 일반여행 지급액은 올해 2분기보다 21.7% 급증했고 작년 3분기에 비해 24.0% 늘어났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초 60억 달러를 넘어서며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경제 규모 확대와 국민소득의 증가로 해외여행 지출액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지만 올해 3분기 증가 폭은 유난히 크다는 게 업계 측 의견이다. 

전기 대비 증가율 21.7%는 2009년 2분기(25.7%) 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해당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해외여행 열풍이 크게 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이 노선을 확충하면서 과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중국, 일본 등의 국가를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국민의 해외여행 선호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올해는 추석 연휴(9월14∼18일)가 닷새로 예년보다 길면서 명절을 해외에서 보낸 국민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7∼9월 해외로 출국한 국민은 605만4천833명(잠정치)으로 2분기보다 19.4% 늘었다. 
1인당 해외관광 지출액은 1천8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소비의 더딘 증가세와 비교해봤을 때 큰 차이를 나타낸다. 

한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보면 올해 3분기 민간소비는 2분기보다 0.5% 늘고 작년 동기에 견줘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성장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내수 증가세가 더뎠지만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꾸준히 해외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쓴 돈은 줄었다.

올해 3분기 국제수지의 일반여행 수입은 41억20490만 달러(약 4조6000억원)로 2분기보다 10.1% 줄었다.

그러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후폭풍이 컸던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기저효과로 28.7% 늘었다.

올해 3분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489만1천726명으로 2분기보다 8.3% 늘었지만, 외국인의 씀씀이는 줄었다.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의 1인당 지출액은 2분기 1016달러에서 3분기 843달러로 많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반여행 수입액에서 지급액을 뺀 관광수지의 적자 규모는 크게 확대됐다.

3분기 관광수지 적자는 24억7010만 달러로 2분기(8억3200만 달러)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