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비율 183.26%… 하반기 들어 뚝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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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올해 9월말 기준 RBC비율은 183.26%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92.4% 대비 9.1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올해 6월말 생보업계 평균 RBC비율은 297.1% 수준이었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지표가 높을수록 보험금 지급 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보험업법에서는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금융감독원에서는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KDB생명의 경우 RBC비율이 업계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KDB생명은 올해 3월 말 기준 RBC비율은156.1%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겨우 넘었다. 6월에는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상승으로 RBC비율이 192.4%로 증가했지만 9월에는 채권금리가 상승, 채권평가이익이 하락하면서 또다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보험사들의 채권평가이익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채권금리를 주로 보유한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는 2021년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이 도입되면 부채(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보험사가 쌓는 책임준비금)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이다.
새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저축성 보험료는 고스란히 부채로 잡히게 된다. KDB생명은 올해 상반기 일반계정 수입보험료 내에서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69.7%에 달했다. 부채가 늘어나면 자본은 감소하고 RBC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현재 보험사들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쌓는 책임준비금을 계약 당시 금리를 적용해 원가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시가 평가로 전환되면 현재 기준의 할인율(금리)을 적용해 준비금을 더 쌓아야한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았거나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보험 상품이 많은 보험사들은 자본을 늘려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당국의 부채적정성 평가(LAT)를 살펴봤을 때 KDB생명은 1조원대의 결손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KDB생명의 올해 9월 유배당 금리확정형 상품 결손금은 5754억원, 무배당 금리확정형 상품 결손금은 616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유배당 금리확정형 결손금(4524억원), 무배당 금리확정형 결손금(3941억원)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기존에는 결손금과 잉여금을 상계해 보험사의 전체 잉여금 규모가 결손금보다 크다면 부채로 반영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새 회계기준에 따라 보험상품의 결손금과 잉여금을 상계할 수 없어 부채금액 인식이 커질 예정이다.
KDB생명의 경우 옛 금호생명 시절부터 이어져온 고금리 확정형 계약이 있는데다 현재도 2%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양로보험을 판매 중이다.
수익성도 풀어야할 과제다. 올해 KDB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9.2% 증가했지만 7~9월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투자이익률은 저금리 여파로 지난해 3분기 4.62%에서 올해 3분기 4.12%로 떨어졌다.
3번째 매각 도전에 건전성이나 수익성 모두 매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은행은 2014년 두차례 KDB생명 매각을 추진한데 이어 지난 9월 매각 작업을 재개했다. 지난달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중국계 자본과 한국계 자본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고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장부가격이 6800억원 수준이지만 산은의 유상증자(3000억원)를 포함해 매각가는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중국 자본에 팔린 알리안츠생명은 확정 고금리 상품의 부담으로 35억 원이라는 '헐값'에 팔린바 있다.
다음달 중순에 본입찰이 예정돼 있지만 국책은행이 '헐값'으로 매각할 경우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 여론이 나올 수 있어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