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금융감독기관 수장, 공식 면담만 네번째양 기관 우호관계 증진… 현지 규제장벽 해소 기대↑금융사 상호진출 지원 협력강화 방안 구체화 예정OJK청장과 KB뱅크 경영정상화도 논의 전망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마헨드라 시레가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장과 기념품을 주고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해 2월 2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마헨드라 시레가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장과 기념품을 주고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마헨드라 시레가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장(OJK)과 네 번째 만남을 갖는다.

    이번 만남에서 이 원장은 양 기관 간 우호·협력 관계 증진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양국 금융회사 상호진출 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적자수렁에 빠진 KB뱅크(옛 부코핀) 등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의 영업활동 반경을 넓히고 다른 기업들의 추가 진출까지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 OJK 청장과 네번째 만남… “금융사 상호진출 지원 구체화”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15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마헨드라 금융감독청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원장과 마헨드라 청장의 만남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원장은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금융당국과 접점을 넓히며 금융분야 협력 기반을 다져왔다.

    지난해 5월에는 양국 금융감독제도에 대한 이해 제고 및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양 기관 우수직원 상호파견을 합의했고, 같은 해 9월 이 원장의 제안으로 스위스 소재 한 식당에서 마헨드라 청장과 개별 면담도 진행했다. 

    당시 이 원장은 국내 금융회사의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영업 및 투자확대 의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OJK 측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네 번째 만남에서는 양국 금융회사의 상호진출 및 감독 현안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협력‧정보공유 강화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에서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도록 규제개선 및 현지 인허가 지원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회사 자체적으로 해외진출과 관련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역량을 확충하도록 유도하고 면밀히 살피고 있음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KB뱅크 인도네시아 전경.ⓒKB국민은행 제공.
    ▲ KB뱅크 인도네시아 전경.ⓒKB국민은행 제공.
    ◇ ‘적자 수렁’ KB뱅 경영정상화도 대화 테이블로

    이 원장은 마헨드라 청장을 만난 자리에서는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 경영정상화와 관련된 논의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지난 2018년 당시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1131억원에 취득한 뒤 2020년 3000억원 투입해 지분을 67%로 늘려 최대 주주가 됐다.

    문제는 부실 장기화다. 2021년 3900억원, 2023년 7000억원 등 누적 투자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지만 2020년 이후 누적 손실만 1조5000억원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역시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 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적자가 반복되는 KB뱅크와 관련해 “운영 리스크 관리에 안일함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지 진출 국내 금융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자국 금융시장 보호정책 등에 대한 당국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외국 금융사가 현지 은행 지분을 40% 이상 확보할 때 부실은행을 추가로 인수해야 하고 파견 경영진이나 주재원 수에도 제한을 두는 등 OJK의 규제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합쳐진 형태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OJK의 협조 없이는 영업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원장은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에서 현지 진출 국내 금융회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당국 차원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지 진출 금융회사들을 통해 금융시장 여건과 영업 확대에 애로가 되는 규제‧감독관행 등이 있는지 의견을 교환하고 실제적이고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KB뱅크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장인 이우열 행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되는 간담회는 현지 법인장들이 참석하는 자리로 알고 있다”면서 “국내 임원의 참석은 없고 이우열 KB뱅크 행장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