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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단체장, 정치인 등 대권 주자들이 대학가에 등장하면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특정 대학을 비하하거나 학생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에 반응은 싸늘했고, 정치적 행보에 학생들이 강연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달 4일 부산에서 진행된 강연회에서 가천대학교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당시 이재명 시장은 "제가 무슨 이름도 잘 모르는 대학의 석사학위가 필요하겠냐, 필요 없다. 공부하려고 야간 특수대학원을 갔다. 객관식 시험을 보면 다 학위를 주는데 논문을 썼다. 인용표시를 못 했는데 그걸 표절이라고 해서, 학위를 반납하고 모든 경력에서 지웠다"고 강조했다.
과거 경원대(현 가천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이재명 시장은 석사 논문에 대한 표절 논란이 있었다.
이재명 시장의 가천대를 향한 '이름 모를 대학' 언급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가천대가 듣보잡(돋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냐' '가천대가 그럴 소리 나올 대학이냐' '완벽하게 무시 당하고 있다' 등의 비난글이 오르내렸다.
가천대 재학생 A씨(24·여)는 "지역구 대학에 상처를 주는 주제에, 평소에 말하는 것처럼 소통을 올바른 방법으로 나서야 한다. 대선이든, 성남시 선거라도 이재명 시장을 뽑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비선 실세 '최순실 게이트'에 집중되면서 이재명 시장의 발언은 뒤늦게 부각됐다.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이재명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은 분명하며 상처받았을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 여러분께 미안하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성남시 측은 12일 "이재명 시장 SNS에 사과문이 게재되어 있다. 이 시장이 (가천대를) 싫어하지 않는다"며,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선 "(이 시장이) 바빠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초 서울시립대학교를 방문해 올해 10월 자신이 밝힌 '0원 등록금'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등록금 전액 면제보다 학교 투자가 우선이라고 반발했고 박 시장은 소통 없이 언급한 무상 교육 계획에 대한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학과 부족, 주거난, 반값등록금 혈세 투입 등에 대한 서울시립대생들의 지적에 '다른 학교로 교환학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학생 주거 조직 단체가 생겨 서울시에 요청해라' ''설득하겠다' 등 엉뚱한 대답을 내놓아 학생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과 함께 대권주자로 손꼽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등 정치인의 대학 탐방은 싸늘한 반응만 이어졌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강원 원주시 상지대학교를 찾았다. 당시 상지대 교무위원 명의의 성명에서는 '대학 본부와 상의 없이 무단 방문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문 전 대표의 방문을 거부했다. 결국 상지대 인근 커피숍에서 학생들과 대화에 나서면서 사실상 문전박대를 당했다.
지난달 16일 안철수 전 대표는 경기 화성시 수원대학교를 방문했다. 안 전 대표의 방문에 수원대 전·현직 교수 등은 "수원대 사학비리를 모르고 강연한 것이 의문이다"고 항의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인 안 전 대표가 사학비리로 논란이 있었던 수원대 강연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대선 불출마 선언에 앞선 지난달 중순께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경북대 학생들은 강연 시작 전 김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 등을 이유로 거부하는 벽보를 행사장 입구 등에 붙이며 거부했고, 주최 측과 몸싸움을 벌이며 마찰을 빚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학 찾는 행보가 특정 목적을 위한 부분이 있는 거 같아 반발이 있는 거 같다.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는 이야기하지 않고, 필요에 의해서 방문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학생, 교수 등이 곱지 못한 시각을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