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황 속 '나홀로 겨울'… 언제까지?실적쇼크 '5만 전자'… 돌파구 찾아야뒷짐 진 사장단… 등기이사 복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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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삼성전자에 전면 쇄신 드라이브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입'에 시선이 쏠린다.2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오는 27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이에 앞서 25일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기일이고 11월 1일은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이다.인공지능(AI) 호황 속 '나홀로 겨울'이라는 냉혹한 평가를 받는 상황 속 조만간 이 회장이 별도의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그간의 분위기와 최근 일련의 위기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별다른 취임 기념행사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고(故) 이건희 회장 4주기를 맞아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이나 만찬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지난 2022년 회장 승진에 앞서 가진 계열사 사장단 오찬에서는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하지만 2년이 지난 후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등에 미리 준비하지 못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주도권을 놓치며 고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특히 부진한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이미 낮아진 눈높이에도 못 미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5만 전자' 진입 등 위기를 겪고 있다. 이례적인 반도체 수장의 반성문까지 공개됐다.이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인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2019년 10월 재선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5년째 미등기 이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뿐이다. 올 초 이 회장이 1심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법리스크는 이어지고 있다.삼성전자는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재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강력한 메시지와 책임경영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의 입에 주목하는 이유다.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장은 최근 발간한 연간 보고서에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행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삼성전자는 연말 정기 인사 시점을 앞당겨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논평에서 "삼성전자는 회장, 부회장, 사장 직급의 25명 중 '후선업무' 담당이 무려 36%"라며 "비대해진 관리 조직, 대관 업부, 홍보 등은 기술에 전념하는 IT 기업의 모습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다만 이 회장의 전면 등장을 점치는 의견은 많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여전히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등기임원에 오른다고 해서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상황도 아니라고 본다"면서 "미래전략실 재출범 등 의사결정기구를 재편하는 방식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