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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내년 초부터 판매전략 수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급등한 원료가격에 따른 이익 보전과 세계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 추세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년 초 철강재 가격 인상폭과 그 시기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국내 철강업계 맏형격인 포스코와 일본의 대표 주자 신닛데츠스미킨(신일본제철주금)이 최근 철강재 가격을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점진적인 가격 인상을 고려했던 현대제철로서는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지난 11월부터 품목별로 순차적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원가 부담 확대로 내년 1분기에도 이와 같이 점진적으로 가격을 올릴 방침이었다.
하지만 일본 신닛데츠스미킨과 포스코가 내년 1월 전 품목 판매가격을 톤당 10만원 이상 대폭 인상키로 하자, 현대제철은 계획을 크게 수정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 마케팅과 영업부서는 판매가격 조정을 위해 내부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외 철강시장은 원료 가격 급등으로 인한 원가 부담 확대, 구조조정에 따른 중국 철강시황 호조 등으로 세계 주요 철강사들 가격 인상에 명분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수급 불안으로 철강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마이스틸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철강재 내수가격은 품목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톤당 평균 200위안 올랐다. 지난 12일 중국 마이스틸의 철강재 종합가격지수 Myspic은134.56p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4.91% 상승했다.
이번 폭등의 원인은 예전과 다르지 않게 감산 소식에서 기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이유로 내년 3월까지 강소성, 산동성, 사천성 등의 철강 생산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공급 우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건설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통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철강재 재고 비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작 국내 수급 상황에 변화가 없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가격 인상이 국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러가지 상황이 철강사들에게 가격 인상의 명분을 만들어 주고 있다"면서도 "국내 수급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은 (철강사들) 가격 인상에 있어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를 비롯한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가격을 대폭 인상함에 따라 현대제철도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며 "그동안 포스코와 같은 듯 다르게 움직였던 현대제철 가격 정책이 이번에는 어떻게 변화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