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동국제강, 포스코의 베트남産 H형강 수입 '강력 반발'24일 업계 통상 관계자 한 자리 모여...문제 해결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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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포스코 H형강을 둘러싼 국내 철강사간 갈등이 해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이 문제와 연관된 철강 3사 통상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것이다. 자칫 집안에서 반덤핑을 제소하는 사태까지 불거질 양상을 보이자, 자체적으로 불끄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아 포스코의 향후 대응책이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는 지난 24일 철강협회에서 베트남산 H형강 수입 문제 해결을 위해 극비리에 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모임은 한국철강협회가 주체가 됐으며 포스코 등 철강 3사 통상을 포함한 마케팅, 영업 일부 담당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극비에 진행됐으며 그 내용에 대해서도 절대적으로 함구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H형강 수입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한번 자리를 가진 것 뿐이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포스코는 베트남 현지 업체인 POSCO SS VINA를 통해 H형강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POSCO SS VINA는 베트남 현지 물량 확대를 위해 포스코가 설립한 봉형강 제조사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 다르게 베트남 시장이 중국산에 잠식당하자, 포스코는 이 물량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이에 기존 시장 선두업체인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포스코의 H형강 수입에 강하게 반발하며 반덤핑 제소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철강사들간 갈등 확산 조짐을 보이자 철강협회는 업계 차원에서 해결을 하기 위해 중재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러한 모임이 자칫 업계 뭉치기, 이른바 '담합'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다. 때문에 회의 참석자들은 이번 모임 자체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업계 자체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취지에 깊이 공감하며, 이번 회의 결과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업계 차원에서 해결 기미가 안보이면 차후에는 산업부 주재 아래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간 통상마찰이 일어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취지 아래 3사 관계자들이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베트남산 H형강 수입 문제가 확대되며, 반덤핑 제소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업체간 통상마찰이 생기면 국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리를 통해 소통으로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정작 해결 주체가 없어 답답해 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업계 관계자들만 모여 얘기를 하다 보니 마땅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서로 의사를 교환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자리를 가진 만큼 이제는 산업부가 나서지 않겠냐"며 "포스코가 H형강 수입을 줄이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해결되기 힘든 문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