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도 저도 위스키로 차별화… 토종 기업이 이끈 위스키 패러다임 변화글로벌대형 업체들도 '저도 위스키' 경쟁 합류… "차별화·품질우위 노력할 것""국내 대표하는 주류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 마케팅 꿈 꿔"
  • ▲ 박희준 골든블루 마케팅본부장 전무. ⓒ정상윤 기자
    ▲ 박희준 골든블루 마케팅본부장 전무. ⓒ정상윤 기자

    지난 2009년 말, 36.5도 위스키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을 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알콜 도수 40도 이상의 스카치 위스키만 '정통'으로 인정하던 위스키 업계에서는 '그게 무슨 위스키야?'라는 비아냥이 들려왔고 세계적인 브랜드도 아닌, 이름도 생소한 국내 소형 위스키 업체의 '말도 안되는' 도전에 모두가 코웃음을 쳤다.

    그로부터 7년 뒤, 이 작은 업체의 도전은 위스키 패러다임을 '저도주'로 완전히 바꿔놓고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까지 저도 위스키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출시 7년여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병을 돌파하고 국내 위스키 업계 2위 자리까지 꿰찼다. 

    이같은 '골든블루'의 성공 신화를 이끈 마케팅 주역으로 꼽히는 박희준 골든블루 마케팅본부장을 최근 뉴데일리경제가 골든블루 본사에서 직접 만났다.  

    박 본부장은 "처음에 골든블루를 내놨을 때 누구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면서 "당시 회사 규모도 작고 40도 이하 위스키도 전무했기 때문에 경쟁사들도 모두 무시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 국내 위스키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골든블루에 입사하기 직전까지 글로벌 위스키 업체에서 40도 스카치 위스키 홍보를 맡아왔다. 그런 그가 '스카치'를 떼고 저도 위스키를 홍보해야 했을 때는 어려움과 곤란함을 많이 겪었다.

  • ▲ 박희준 골든블루 마케팅본부장 전무. ⓒ정상윤 기자


    박 본부장은 "정통 스카치 위스키에서 스카치를 뗀다는 것은 다른 위스키 업체가 쌓아온 명성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었다"면서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들여다보니 향후 위스키가 저도화 추세로 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누구나 그렇다고 확고하게 믿는 진리도 지나고 보면 미신에 지나지 않을때가 있다"면서 "시장을 볼 때도 늘 거꾸로 뒤집어 보려고 한다. 기존의 진리라고 하는, 룰이라는 하는 것에 자꾸 도전했기에 골든블루의 혁신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의 틀을 깬 도전은 그의 마케팅 전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신제품을 개발하고 프로모션과 마케팅 전략을 짜다 보면 영업, 재무, 관리, 경영진 사이에서 의견이 상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각자의 부문에서 안전한 전략을 추구하다 보니 누군가가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지 않으면 기존의 전략을 뛰어 넘는 무언가를 새롭게 추진하는데 제약이 따른다.

    박 전무는 과거 골든블루 '블루칩 프로모션'을 예로 들었다. 소비자가 골든블루 한 병을 마시면 골든블루 회사 주식을 한 주씩 증정하는 프로모션이었다.

    그는 "당시 내부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이 프로모션을 대부분 반대했다"면서 "그러나 골든블루가 외국계 글로벌 회사나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고객과 거래처를 우리 주주,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뚝심으로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1000명 이상이 골든블루의 주주로 들어왔고 프로모션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박 본부장은 "당시 블루칩 프로모션으로 골든블루의 주주가 된 고객 중에 아직까지 주주로 있는 분들이 꽤 있다"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글로벌 대형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토종 기업으로서의 차별화 전략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 박희준 골든블루 마케팅본부장 전무. ⓒ정상윤 기자
    ▲ 박희준 골든블루 마케팅본부장 전무. ⓒ정상윤 기자


    골든블루는 전에 없던 '저도 위스키'라는 새로운 카테고리 만들고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제는 글로벌 대형 업체들과 함께 시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박 본부장은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은 물론 경쟁사지만 함께 저도 위스키 시장을 키워나가고 그 카테고리를 메인 스트림으로 만들어간다는데 있어 매우 환영한다"면서 "다만 골든블루는 경쟁 제품과 어떻게 차별화하고 품질 우위를 가져갈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골든블루가 위스키 업계에서 혁신의 상징이 된 것처럼 앞으로도 틀을 깬 도전, 진리에 대한 도전을 끊임없이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소주, 맥주처럼 골든블루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주류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글로벌 마케팅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난 1993년 진로 마케팅팀으로 입사해 23년 동안 국내외 주류 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 및 전략을 담당해 온 주류 마케팅 전문가이다. 2006년에는 페르노리카코리아에서 '임페리얼'을, 2011년부터는 골든블루에서 '골든블루'의 성공을 이끈 장본인이다.

    한편 골든블루의 지난해 매출액은 1141억원으로 2014년보다 5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국내 전체 위스키 시장 규모는 5.6% 줄었지만 골든블루는 30% 이상 성장했다. 하반기에도 성장 모멘텀이 충분해 올해 목표인 지난해 대비 30% 성장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든블루는 주요 핵심 상권인 서울과 부산, 대구를 비롯해 오는 2017년에는 제주도와 호남, 충청, 강원도 지역을 공략한 지역 마케팅을 펼친다. 서울 강남 33%, 부산 해운대 55%, 대구 수성구 45% 등 주요 상권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