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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장들의 2017년 키워드는 '불확실성'과 '위기' 그리고 '변화'와 '도전'으로 요약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 주요 증권 유관기관장들은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계획을 잇따라 밝혔다.
올해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대비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통해 업계는 물론 자신들의 기관이 기로에 놓이게 됐고, 한편으로는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에 촛점을 맞춘 반면, 업계를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는 파생시장의 활성화를 회원사들에 적극 주문해 올해 역시 당국과 업계간의 시각차가 예상된다.
우선 각 수장들은 일제히 올 한해가 불확실의 연속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시작된 브렉시트,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표방, 국내 정국혼란, 안보위기 등 대내외 정치·사회적 혼란이 올해까지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그만큼 선제적인 조치가 요구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서 변화와 혁신의 원년으로 금융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금융투자업계가 전자증권,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 등과 관련해 IT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한 것.
진웅섭 원장은 "핀테크 등 디지털 변혁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고, 금융산업의 혁신이 가속화될수록 금융산업에서의 파괴적 혁신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대내외 위험요인은 선제적 위험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이병래 사장은 "거래량 감소, 증권사 합병 등으로 예탁결제원의 경영여건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혁신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금융시장의 혁신을 불러올 전자증권시대의 개막을 맞아 예탁결제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것"이라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슬기롭게 대응하고 중장기 성장발판을 마련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황영기 회장은 "국제 수준에 걸맞는 규제 환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더불어 협회와 업계가 원칙중심의 규제 정립을 통해 우리 금융시장의 글로벌 정합성을 한층 더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찬우 이사장 역시 "한국거래소가 세상의 가치를 더해가는 금융혁신 플랫폼을 새로운 비전으로 설정해 국내 금융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 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장이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인 통제와 관리를, 금융투자협회는 적극적인 도전을 주문해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들의 건전성 확보를 가장 큰 과제로 삼았다.
진 원장은 "금리인상 등 불안요인에 대비해 금융회사의 비상자금조달 계획과 고유동성 자산의 확보현황 등을 점검해 필요시 자본확충을 유도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업은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소비자보호 중심의 경영문화 정착을 금융사들에 주문했다.
또 생체인증, 블록체인 등 혁신적인 인증 및 보안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금융규제와 감독체계를 정비하고, 상시감시와 더불어 IT검사를 고도화하는 한편 IT부문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를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금융투자협회는 회원사들의 공격적인 사업추진을 독려했다.
황 회장은 증권업계에 대해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보다 어느 플레이어가 야성과 돌파력, 상상력에서 앞서 나가느냐 하는 경쟁의 문제"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적극 도전해야 하는 증권업계의 과제가 눈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또 자산운용업계에 대해서는 해외투자 확대, 시장개척 등을 통해 수익률을 높일 것을 주문했고, 부동산신탁업계는 종합부동산금융사로 성장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파생시장과 관련해서는 규제로 위축돼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회장은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서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거래량을 자랑했던 영광을 되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리스크가 높지만 그만큼 업계에 중요한 먹거리 수단으로 꼽히는 파생시장에 대한 부활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줄이려는 당국과 늘리려는 업계간 신경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