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자금 조달 등 진척 없어팬스타-제3의 파트너 재조합 가능성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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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크루즈(유람선) 선사 출범을 위해 설립한 국내 합작법인 코리아크루즈라인㈜이 사실상 계약이 해지된 파투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국적 선사에 관심을 보이는 제3의 업체가 없지는 않아 코리아크루즈라인이 새로운 조합으로 명맥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는 6일 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핵심이라고 할 국적 선사 출범이 좌초 위기에 있어 '팥소 없는 찐빵'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해수부와 해운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국적 크루즈 선사를 만들기 위해 태동한 코리아크루즈라인의 설립근거가 사라진 상태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은 2015년 12월 팬스타라이너스가 52%, 현대상선이 48% 지분으로 참여해 공동 설립했다. 자본금은 5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두 회사는 법인 설립 후 주금(주식에 대한 출자금)을 내지 않았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이 서류상 회사라는 얘기다.
문제는 합작회사 설립 계약에 지난해 말까지 크루즈 용선이나 자금 조달, 인적구성 등에 있어 진척이 없으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코리아크루즈라인이 배 나이 15년쯤 된 7만톤급 중고선을 사들이려면 초기 운영비 500억원을 포함 총 2500억원의 자금을 동원해야만 한다. 하지만 코리아크루즈라인의 재원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스타는 덩치 큰 회사가 아니어서 먼저 치고 나갈 만한 종잣돈이 없다"며 "현대상선도 법정관리 직전에 기사회생한 처지이고 영업적자 행진도 이어가고 있어 배를 사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법인 설립 이후 이렇다 할 진척상황이 없어 합작회사 설립 근거 상 계약해지에 해당하는 상태인 것이다. 사실상 국적 크루즈 선사가 허공에 뜬 셈이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지분이 많은 팬스타가 제3의 파트너와 손잡고 국적 크루즈 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도 앞으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사업(크루즈 사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지만, 당장 컨테이너 운송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여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업계 한 소식통은 "국적 크루즈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가 없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국적 크루즈 출범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수부는 이날 2017년 크루즈산업 활성화 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을 달성하고 국내 주요 항만을 동북아 크루즈 모항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크루즈 기반시설도 확충해 현재 5개 선석(접안시설)을 총 11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크루즈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평창 인근 속초항에 10만톤급 대형 크루즈 선박이 입항할 수 있게 관계 기관과 시설보강을 협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박에서 사용하는 식자재와 객실용품, 선내 면세품 등 선용품 수출 확대를 지원하고, 크루즈 승무원 등 전문인력 양성과 취업 지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크루즈산업 활성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적 크루즈 선사 출범이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해수부가 변죽만 울린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적 선사 출범을 위한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행정으로 무리하게 합작법인 설립을 밀어붙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애초 정부가 제시했던 시기보다 국적 크루즈 선사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며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드는 상황에서 몇몇 변수가 있는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투자자 확보가 어려운 처지를 고려해 (코리아크루즈라인이) 선박 구매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면 정부가 초기 투자금 성격으로 10%쯤을 출자하는 방안을 놓고 하반기에 예산 당국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