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숙 상임이사 돌연 지원 철회… 내부 단일후보 강명석 감사 압축행추위 내 수협 추천위원 지지표 단속
-
후보 단일화로 16년 만에 내부 출신 수협은행장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의 친정체제도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이날 은행장 공모에 참여한 지원자들에 대한 면접이 진행됐다.
이번 공모에는 애초 강신숙 수협중앙회 이사와 강명석 수협은행 감사 등 내부 출신 2명과 민간은행 출신 등 외부 지원자 3명이 참여해 5각 구도를 이뤘다. 하지만 강 이사가 돌연 지원을 철회하면서 4파전이 됐다.
아이러니한 점은 강 이사의 지원 사실이 알려진 뒤 곧바로 일각에서 강 이사의 중도 포기와 강 감사 지원설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 이사는 면접을 하루 앞두고 지원을 철회했다.
강 이사 지원 철회 배경에는 수협 내부 출신 행장 인선을 위해선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깔려있다.
알려진 바로는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송재정 전 한국은행 감사, 임광희 전 해양수산부 국장,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정부 측 추천 위원 3명과 박영일 전 수협 지도경제사업 대표, 최판호 전 신한은행 지점장 등 수협 추천 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행추위는 수협은행 내규에 따라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후보를 선정한다.
수협 내부 출신이 행장이 되려면 정부 측 추천 위원 중 2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셈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수협 추천 위원 2명의 지지표가 분산되지 않는다는 대전제가 선행돼야 한다. 후보 단일화가 제기되는 이유다.
남은 문제는 내부 지원자에 대한 교통정리다. 수협 안팎에서는 두 명의 지원자 중 강 감사가 김 회장 측근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강 감사는 수협중앙회 상임이사를 지냈으며 김 회장 취임 이후인 2015년 9월 수협 자회사인 수협노량진수산㈜ 대표이사를 맡았다.
강 이사의 경우 지원 사실이 알려진 후 언론 인터뷰에서 "최초의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많은 여성 금융인에게 희망을 준 것을 보고 후배들에게 희망이 되고자 지원서류를 냈다"고 지원동기를 밝혔다. 그의 돌연한 지원 철회가 온전히 자의에 의한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외부 지원자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고 심지어 무게감이 없다며 저평가된 상황에서 내부 지원자 단일화는 사실상 행추위에 김 회장의 의중을 명확히 던진 거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강 감사가 수협은행장이 되면 이달 말 취임 3년 차를 맞는 김 회장의 친정체제는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2월 지도경제사업부문 대표이사에 공노성씨를 선임했다. 공 대표이사는 김 회장과 동향·동문의 연이 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측근이 행장이 되면 수협은행의 독립성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지도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법적으로 수협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했는데 신용사업부문에서 중앙회장의 입김이 세질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개정된 수협법은 각 사업 업무에 관해 회장 대신 사업전담 대표이사가 중앙회를 대표하도록 하고 있다. 회장은 사업업무와 관련해 집행권한이 없다.
그렇지만 지도경제부문에서 회장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의견이 많다.
법률상 회장이 업무를 총괄할 수 있다는 모호한 단서조항도 한몫한다.
반면 독립된 신용부문은 법적으로 회장이 관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날 강 감사가 면접을 통해 은행장 후보로 최종 낙점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부 출신 행장의 탄생은 김 회장 친정체제 구축의 완성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