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지식 따른 독해의 유불리 없도록 했다""선지 조정으로 난이도 조정… 체감 다를 수도"EBS 연계 50% 수준… "변별력 고루 확보"
  • ▲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와 국어영역 강사들이 14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에 마련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분석 상황실에서 국어 영역 문제 분석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와 국어영역 강사들이 14일 서울 양천구 종로학원 본사에 마련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분석 상황실에서 국어 영역 문제 분석을 하고 있다. ⓒ뉴시스
    14일 시행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은 2024학년도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EBS 현장 교사단 소속 윤윤구 한양대사대부고 교사와 한병훈 천안중학교 교사는 이날 오전 세종 교육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어영역 출제 경향을 평가했다.

    한 교사는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한 독해력 및 사고력을 측정하려는 출제 방향에 따라 올해 9월 모의평가의 출제 경향을 유지했다"며 "전체적인 난이도는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수능은 작년 수능보다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지문의 정보량이 적정하고 정보가 명시적으로 제시돼 배경지식에 따른 독해의 유불리가 없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한 문항의 선지는 과도한 추론 없이 지문에 제시된 정보 만으로 그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출제됐다"며 "이에 따라 수험생들이 겪는 시간 부족의 어려움은 경감됐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문을 활용한 문항의 경우 공통된 화제에 대한 여러 관점을 비교하도록 설계돼 깊이 있는 사고를 필요로 한다"며 "이러한 문항을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을 변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 작년 수능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전년도보다 16점이 높은 150점이었다. 반면 9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이후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만점자의 표준점수, 즉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시험이 쉬우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이번 수능 국어영역의 예상 표준점수 최고점에 대해 한 교사는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지만, 9월 이후 수험생들의 준비도 등을 고려하면 조금 더 낮게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추정했다.

    이번 수능 국어영역에서 독서는 4개 지문 중 3개, 문학은 7개 작품 중 3개가 EBS 수능 연계교재에서 출제됐다.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는 독서의 경우 '서양 과학 및 기술 수용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두 학자의 견해를 비교·대조하는 7번 문항과 '기계 학습과 확산 모델'을 다룬 지문을 실제 사례에 적용하는 13번 문항이 꼽혔다.

    문학에서는 이광호의 '이젠 되도록 편지 안 드리겠습니다'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묻는 27번이 EBS 수능 연계교재에 수록되지 않은 생소한 작품이라 수험생에게는 다소 부담이 됐을 것으로 봤다.

    화법과 작문에선 초고를 보완하기 위한 자료 활용계획을 묻는 45번, 언어와 매체에서는 간접 인용에 대한 이해를 묻는 39번의 변별력이 높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의대를 겨냥한 상위권 N수생이 다수 응시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이번 수능 국어영역이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돼 변별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한 교사는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건 최상위권뿐 아니라 상·중·하위권을 고루 변별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는 "(수능이) 최상위권만을 변별하는 시험, 그들만을 위한 시험이 된다면 중위권과 하위권 친구들은 자신들이 한 공부에 한 내용에 대해서 온전한 평가를 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교육적으로도 사실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