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거치며 인기 시들… 성수기 맞춰 제2 도약 준비일반·우등 감차 없어… 기아차 제2라운드 선전 기대
  •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 프리미엄 고속버스 내부.ⓒ국토부

    프리미엄(초우등형) 고속버스 인기가 주춤하고 있지만, 업계 성수기에 맞춰 오는 7월께 노선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구·목포·여수·순천 노선에 신규 투입이 유력하다. 함께 검토됐던 울산 노선은 운행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차량에서 전기과부하 문제가 발견돼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 물량을 현대자동차에 넘겼던 기아자동차가 생산을 재개함에 따라 프리미엄 고속버스 시장을 놓고 현대·기아차 간 집안싸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후발주자인 기아차 선전이 예상된다.

    2일 국토교통부와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고속버스조합)에 따르면 운송업체들이 이르면 6월 말 늦어도 7월 초쯤을 목표로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운송업체가 지난달 신규 투입 노선 인가를 신청해 국토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확대 운행과 관련해 투입 노선 등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태도다.

    다만 프리미엄 고속버스 투입으로 기존 4열식 일반형 고속버스나 우등형 고속버스의 감차는 없다고 밝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인면허업무처리요령에는 기존 노선에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신규 투입할 때 증차·증회(증편 운행)만 허용하고 있다.

    업계 얘기를 종합하면 이미 알려졌던 대로 서울~대구·목포·여수·순천 노선이 프리미엄 고속버스 신규 투입 노선으로 거론된다.

    운송업계는 운행 거리가 200㎞ 이상이고 승객 수요가 있는 노선을 우선 투입 대상으로 검토해왔다. 다만 기존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서울~울산 노선은 최근의 수요 등을 고려해 나중에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인기는 비수기를 맞아 주춤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첫선을 보인 지난해 11월25일부터 그해 연말까지 서울~부산은 좌석점유율이 주중 69%, 주말 91%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우등형 고속버스와 엇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한 운송업체 관계자는 "지난 1월 초에는 좌석점유율이 70%대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50%대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호기심에 주로 이용했던 대학생 수요가 새 학기가 되면서 빠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복수의 운송업체 관계자는 "3·4월은 업계 비수기로, 여름 휴가철인 7월 중순께부터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좌석점유율은 빠졌지만, 부정적인 수준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업계는 국토부 조율을 거쳐 성수기가 돌아오는 7월 초쯤 프리미엄 고속버스 운행이 확대될 거로 내다보고 있다.

    차량 공급과 관련해선 현대·기아차의 집안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고속버스조합은 각각 현대차와 12대, 기아차와 15대 버스 공급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기아차에서 좌석 전동모터와 개별 모니터 등에 관련된 전기과부하 문제를 발견해 현대차가 프리미엄 고속버스 전량을 납품했다.

    기아차는 문제를 해결하고 지난 2월부터 차량 생산을 재개했다.

    노선 확대에 따른 제2라운드에서는 후발주자인 기아차가 선전할 거라는 게 운송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해 부산모터쇼에서 기아차 제품이 처음 공개됐을 때 현대차보다 비싼 가격에도 운송업체가 선호하면서 계약물량이 더 많았던 데다 기아차가 시장에 들어옴으로써 업체가 얻는 부가 이익이 더 많기 때문이다.

    운송업체 한 관계자는 "고객이 보기에 (사양 등에서) 기아차가 좋아 보일 수 있으므로 (구매해) 고객 반응을 살필 필요가 있다"면서 "현대·기아차가 경쟁하면 차량 품질은 좋아지고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기아차가 신규 투입 노선뿐만 아니라 기존 서울~광주 노선 증차에서도 호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광주 지역과 기아차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다.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좌석 수가 운전석 포함 총 21석이다. 좌석은 최대 160도(°)까지 뒤로 젖혀진다. 뒤쪽에서 에워싸는 보호쉘과 옆좌석 가림막(커튼)으로 최대한 독립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요금은 서울~부산 4만4400원, 서울~광주 3만3900원이다. 각각 3만4200원, 2만6100원인 우등버스 요금보다 1.3배쯤 비싸지만, KTX보다 저렴하다. KTX는 이 구간 요금이 각각 5만9800원, 4만7100원이다.